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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산속을 헤메고 다니며 칡뿌리를 캐먹어보신 적 있나요? 제가 어릴 땐 칡뿌리가 아이들의 주요 군것질 거리였습니다. 또 칡의 새순을 떼어 껍질을 벗겨서 먹기도 했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칡꽃에 대해서는 별로 기억이 없네요. 향기도 어땠는지 생각나지 않고, 색깔과 모양도 알지 못했습니다.
마침 오늘 읽어야 할 책이 있어서 집 가까이에 있는 마산도서관을 찾았습니다. 산호공원 입구에 있는 도서관이라 아들녀석과 함께 공원을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한 후, 도서관에 들어섰는데요. 도서관 3층 옥외휴게실에서 칡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위 두 개 사진에서 벌 찾아보세요. ㅎㅎ
색깔은 자줏빛이었고, 모양은 총상(總狀)꽃차례라고 부르는, 긴 꽃대에 여러 개의 꽃이 붙어서 아래서부터 피어오르는 형상이었습니다. 향기도 은은하지만 참 기분을 맑게하는 냄새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벌도 날아들어 꽃을 탐하고 있더군요.
그렇습니다. 모든 식물은 다 꽃이 있는데, 저는 왜 칡을 생각할 때 칡뿌리나 칡넝쿨만 생각했을까요? 알고 보니 칡꽃을 말린 갈화(葛花)는 술독을 푸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군요.
어쨌든 오늘 마산도서관에서 칡꽃을 본 것만 해도 보람이 있었습니다. 약간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아들녀석과 인터넷실에 들어와 올립니다. 저는 또 책 보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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