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별 의미없는 것

식물에 붙은 솜깍지벌레, 이렇게 퇴치했다

기록하는 사람 2009. 8. 2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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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베란다 남천죽의 병충해, 도리가 없나요?'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몇 분이 정보를 알려주셨는데, 그 병충해가 '응애'라는 분도 있고, '솜깍지벌레'라는 분도 있더군요. 그 이름으로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검색을 해봤더니 '솜깍지벌레(또는 솜털깍지벌레)'에 가장 가깝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어떤 분의 조언대로 '매머드'라는 농약을 구입하려던 차에 마침 김훤주 기자가 '목초액'을 갖다주면서 물에 희석해 뿌려보라고 하더군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갖다주는 성의가 고마워서 시키는대로 해봤습니다. 아! 그런데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뿌리는 순간 솜깍지벌레가 녹아내리듯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목초액의 성분 때문인지, 그냥 물에 씼겨지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만, 그냥 물을 뿌렸을 때 일시적으로 씼겨지는 거라면 물이 마른 뒤에는 그대로 남아 있을 게 분명합니다.

남천죽에 붙은 솜깍지벌레.


그래서 다음날 관찰을 해봤지요. 유심히 보니 거의 사라지고 한 두 군데 아주 미세하게 붙어있는 게 남아 있는 정도였습니다. 또 뿌렸지요. 그 다음날 다시 관찰하니 이젠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목초액을 뿌린지 이제 5일쯤 지났습니다. 완전히 퇴치되었다고 안심할 순 없지만 확실히 효과가 있는 건 분명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시 살아나는 놈이 있다면 그 때마다 또 뿌려주면 될 것 같습니다.

목초액 살포 이틀 뒤 깨끗해진 남천죽 이파리.


찾아보니 목초액은 정로환의 원료가 되기도 하고, 농약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는군요. 실제 목초액은 정로환의 냄새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에프킬라와 같은 살충제에 비해서는 인체에 해롭지도 않고 역하지도 않은 편입니다.


사실 예전에도 그런 살충제를 뿌려 화초의 벌레를 죽이려고 시도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온 집안이 살충제 냄새로 사람까지 괴로웠습니다. 또 그걸로 퇴치되지도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솜깍지벌레에겐 에프킬라도 효능이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꽃집에서 파는 식물용 살충제를 사와서 뿌려보기도 했는데, 그 역시 에프킬라와 비슷한 냄새가 날뿐 아니라 역시 효과가 없었습니다.

목초액을 살포해놓은 상태.

그런데 이번에 목초액으로 놀라운 효과를 보게 되었으니 이 어찌 반갑고 즐겁지 않겠습니까? 상당히 유용한 경험이라고 여겨 이렇게 블로그에 올려 둡니다. 혹 저처럼 솜깍지벌레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시기 바랍니다. 실비단안개 님께도요. 하하하.

목초액 원액(왼쪽)과 5분의 1 정도로 희석한 것(오른쪽). 김훤주 기자는 10분의 1로 희석하라고 했지만, 빠른 약효를 바라는 마음에서 5분의 1로 했다.

하루빨리 이런 풍성함을 되찾아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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