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 금서면 화계 마을 구형왕릉은 널리 알려진 명승지입니다. 김해 금관가야 마지막 10대 임금으로 신라 법흥왕한테 532(또는 562)년 나라를 넘겼습니다(讓). 그래서 양왕이라고도 하는데, 백제 계백 장군처럼 결사항전이라도 해 보지…… 하며 심드렁하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나 사람살이가 어디 한 면만 있는가요. 이렇게 자기 힘의 한계를 알고 나라를 놓음으로써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겪지 않게 했으니 나름대로 미덕이 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 싶은 것입니다. 구형왕릉 둘레에는 사연을 담은 유적들이 널려 있습니다. 가야 임금 족보를 기록한 빗돌도, 구형왕 손자인 김유신이 찾아와 활을 쏘았다는 사대도, 김유신이 할아버지 무덤을 지키고 당우를 지었다는 빗돌도 있습니다. 구형왕이 나라를 내어놓고 이리 들어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