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양의 화림동은 이미 잘 알려진 골짜기입니다. 물도 풍성하고 바위들 하얀 빛도 대단하고 둘러싼 산과 들도 빼어납니다. 옛날 사람들은 여기다 정자를 앉혔습니다. 선비들은 여기서 웃고 마시고 얘기하고 노래부르고 시를 지으며 놀았습니다. 화림동(花林洞)도 이들이 붙인 이름이겠지요. 꽃 피는 봄에 오면 화림동이 화림동인 까닭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꽃 피는 봄에만 아니고 네 철 모두 아름다우니 양반들이 지은 정자가 모두 여덟이나 됐답니다. 팔담팔정(八潭八亭)이라 하지요. 여울져 흐르던 물이 잠시 머물러 풍경을 자아내는 웅덩이 여덟 개마다 정자를 들여앉혔습니다. 지금은 거연정(居然亭)과 군자정(君子亭)과 동호정(東湖亭)만 남았습니다. 셋 가운데 가장 위쪽 거연정에서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9월 21일 오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