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축산이 농업이 아니라 공업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소든 돼지든 이제는 모두가 공장 같은 공간에 갇혀서 공장에서 만든 사료와 공장에서 만든 약품을 먹고 공장 같은 배급 경로를 거친 물을 마십니다. 소나 돼지가 갇혀 있는 공간은 좋지 못한 냄새가 진동하기 때문에 비닐로 두 겹 세 겹 감싸 차단하고 심지어는 지붕과 벽을 온통 콜타르로 칠갑을 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과 같은 풍경은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황순원의 에 나오는, 그러니까 송아지 코뚜레를 꿴다든지 아니면 송아지가 꼬리를 뻗치고 내달린다든지 또는 콩깍지를 잔뜩 넣어 여물을 끓인다든지는 저 같은 사람 기억에만 있지 현실에는 있지 않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3월 23일 창녕군 장마면 대봉리 들머리 방죽에서 소와 송아지를 만났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