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법정(法頂) 스님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아마 중학교 때 그러니까 1977년정도였습니다. 저보다 일곱 살 많은 작은누나가 대학 국문학과를 다니는 문학 지망생이었고, 저는 누나가 보는 책을 슬금슬금 훔쳐 보는 데 재미를 들이고 있었습니다. 법정 스님이 쓰신 책 가 아마 누나 책꽂이에 있었나 봅니다. 책을 꺼내어 읽었는데 제 기억으로는 이런 대목이 있었습니다. "강을 건너려고 나루에 갔다. 그런데 나룻배가 이미 저만큼 앞에 둥실 떠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보통 이런 때면 아휴 늦었구나,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이렇게 여기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내가 참 일찍 왔구나 하고, 다음 배를 탈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면 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스님이 여기서 하고자 하신 바가 매임을 버려라, 집착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