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영암사지에 가면 금당터가 있다. 금당터를 바라보고 오른쪽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서금당터가 바로 나온다. 금당이 부처님 모시는 자리였다면 서금당은 아마 영암사를 창건한 개산조사를 모시는 자리였다. 서금당터에는 귀부(龜趺)가 둘 있다. 금당터를 바라보고 오른쪽과 왼쪽 구석에 하나씩 있다. 왼쪽 거북은 목을 뻣뻣하게 들고 있는 반면 오른쪽 거북은 다소곳이 수그린 채로 있다. 옛적 제대로 모르던 때는 왼쪽 거북이 더 멋진 줄 알았지만 지금은 오른쪽이 더 멋진 줄 안다. 왼쪽과 오른쪽 거북은 차이가 많다. 왼쪽은 귀갑문이 희미하지만 오른쪽은 아주 뚜렷하다. 왼쪽은 등뼈가 거의 표현되어 있지 않지만 오른쪽은 그 표현이 선명하다. 왼쪽 거북은 꼬리가 조그맣고 덜 생동하지만 오른쪽은 커다랗고 엄청 생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