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책을 뒤적거리다가 아마도 1960년대거나 아무리 늦잡아도 70년대로 보이는 사진을 하나 봤습니다. 진해 군항제에서 '아낙'들이 노는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람한 소나무 즐비한 가운데 멀리 꽃이 피어 있는 벚나무가 있고요 그 한가운데서 아홉 명 여자들이 춤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장구가 두 채 꽹과리가 하나 동원이 됐습니다. 북이나 징은 보이지 않습니다. 먹을 것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지만, 아무래도 이 아낙들 또한 먹을거리를 싸 갖고 왔을 것입니다. 길거리는 아니겠고요, 어쩌면 지금은 옮겨갔지만 진해 육군대학 안쪽 같은 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풍경이 제게는 낯설지 않습니다. 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에 10살이 채 되지 않은 어린 시절에 제가 어머니 치마 꼬리를 잡고 가서 본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