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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았던 전쟁, 끝나지 않은 아픔

이야기 탐방대 (9)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 9월 21일 사천 대곡숲과 고자치고개로 첫걸음을 내디딘 '2015 경남 스토리랩 이야기탐방대'가 11월 22일 거제도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끝으로 탐방을 마쳤습니다. 여덟 차례에 걸쳐 하동·함양·창원·사천 등에 어려 있는 역사·문화·생태 유적을 둘러보고 이야깃거리를 찾거나 꾸리는 것이었습니다. 소설가나 시인 같은 문인과 블로거들로 구성된 일반인 탐방대는 11월 9일 거제 지심도가 끝이었고 진주의 청소년신문 기자들이 참가한 청소년탐방대는 11월 22일 거제도포로수용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거제도와 포로수용소 = 한국전쟁 당시 포로수용소가 거제도에만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부산·대구를 비롯해 전국 여러 군데에 있었습니다. 전투가 있었던 전국 곳곳에서 포로들이 잡혔기 때..

가본 곳 2016.02.21

꽃도 피고 지네 전쟁도 피고 지네

2015 경남 이야기 탐방대 (8) 거제 지심도, 동백 발화와 전쟁 포화 ◇사람이 살고 있었다네 2015 경남 스토리랩 이야기탐방대가 2015년 11월 9일 지심도를 찾았습니다(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주관 해딴에 진행). 지심도는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요즘 사람살이는 민박과 음식 중심으로 꾸려져 있습니다. 섬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상대로 장사를 합니다. 옛날에는 땅을 일궈 농사를 짓고 고기잡이를 하는 삶이었습니다. 땅은 손바닥만했고 그나마 띄엄띄엄 흩어져 있었습니다. 대부분 바위로 이뤄져 있는 섬이다 보니 편평한 데는 거의 없는 편입니다. 평지는 여기서 사람들이 고단하게나마 삶을 이어갔던 자리입니다. 지심도 뭍에서 하는 노동의 고됨은 그래도 견딜 만했지만 바다에..

가본 곳 2016.02.19

'시대의 천재' 최치원, 하동서 산신령 된 까닭

경남 이야기 탐방대 (7) 최치원과 하동 사람들 ◇공식 기록은 가야산 해인사 산신 = 가야산 가을이면 나뭇잎은 물론 물까지 붉게 물드는 홍류동(紅流洞)에 농산정(籠山亭)이 있습니다. 앞에 빗돌 하나 고운최선생둔세지(孤雲崔先生遁世地)라 적혀 있습니다. 최치원(857~?)이 세상에서(世) 숨은(遁) 자리라는 뜻입니다. 고운은 여기 바윗돌에 앉아 시를 읊었습니다. "첩첩 바위 사이 거세차게 흐르며 겹겹 쌓인 산을 울리니/ 지척인데도 사람 소리 가늠하기 어렵네/ 시비 가리는 소리 들릴까 두려워/ 흐르는 물소리가 산을 온통 뒤덮었네." 그러고는 가야산에 들어가 신선이 됐습니다. 시비시비 시시비비 그 너머로 숨은 것입니다. 최치원은 가야산과 인연이 깊습니다. 를 보면 최치원은 이랬습니다. "모두 어지러운 세상을 만..

가본 곳 2016.02.18

김려는 고재바위에서 무엇을 꿈꿨을까

2015 경남 이야기탐방대 (6) 담정 김려와 진동 앞바다 우리나라 최초 어보(魚譜 물고기족보)는 창원 마산합포구 진동 앞바다에서 태어났습니다. 다산 정약용의 형 정약전이 흑산도에서 귀양살이하며 쓴 (1814년)보다 11년 앞선 1803년에 완성된 가 그것입니다. '우해(牛海)'는 진동 앞바다를 뜻합니다. 진동 일대 옛 이름이 '우산(牛山)'이거든요. 고려시대 지명 '우산'은 조선시대 들어 '진해(鎭海)'로 바뀌었습니다. 진동에 남아 있는 옛 관청 건물을 '진해현 관아'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진해는 그 뒤 다시 바뀌었습니다. 러·일전쟁에서 이긴 일제가 웅천에 해군기지를 만들면서 1908년 '진해(바다를 제압한다)'로 삼았습니다. 원래 진해는 폐지됐고 땅은 창원에 붙여졌습니다. ◇영혼이 자유로웠..

가본 곳 2016.02.15

쿠데타 시대를 살았던 김종직의 참 모습은

2015 경남 이야기 탐방대 (5)함양 김종직의 면모 점필재 김종직(金宗直·1431~1492)은 사림의 조종(祖宗)이라 일컬어집니다. 사림의 시작이고 으뜸이라는 뜻입니다. 김종직은 함양군수를 하면서 많은 자취를 남겼습니다. 백성을 아끼는 마음에서 조세로 말미암은 고통을 줄이려 했으며 자기 소신과 맞지 않는 기우제도 '백성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냈습니다. 김종직에 대해 대부분 사람들은 '강직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조광조 등등으로 대표되는 1500년대 사림파의 스승이다 보니 그렇게 된 모양입니다. 김종직 이후 형성된 사림파는 훈구파와 맞섰습니다. 세조의 단종 왕위 찬탈 등에 공훈이 있는, 그래서 권력과 재산을 많이 가진 기득권층과 대립해야 했던 이들에게는 '옳음'밖에는 무기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가본 곳 2016.02.14

겹겹 쌓인 생명 씨앗 '갯가 유산' 꽃피웠네

2015 경남 이야기 탐방대 (4) 사천만 일대 갯벌 갯벌은 생산성이 높습니다. 갯벌은 생명이 꿈틀거리는 현장이고 더러움을 없애는 정화의 터전입니다. 생명과 정화는 같은 말이랍니다. 이를테면 게 같은 생명체가 더러운 물질(유기물)을 삼켜 거기서 영양분은 목숨을 잇는 자양분으로 삼고 나머지는 내뱉어 깨끗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그런 게·조개·낙지 등등을 잡아 호구지책으로 삼습니다. 갯벌은 그래서 '자연생태복지관'이기도 하고 또 그런 까닭에 갯벌은 사람들 삶이 이야기로 아롱져 있습니다. 10월 18일 이야기탐방대 세 번째 나들이가 사천만 일대로 향한 까닭입니다.(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주관,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 진행) 윤병렬 경남생명의숲 운영위원과 어른 넷, 고등학생 청소년 넷이 함께했..

가본 곳 2016.02.11

마을에 이로운 대곡숲, 아들 돌아본 고자치

2015 경남 이야기탐방대 (2) 사천 대곡숲과 고자치 이야기를 찾아나서는 발길은 대체로 언제나 설레기 마련입니다.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기도 하고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몸이 찌뿌둥하다가도 금세 개운해지고 마음이 가라앉아 있다가도 속절없이 가벼워집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주관하는 2015 경남 스토리랩 이야기 탐방대의 첫걸음은 9월 21일 사천으로 향했습니다. 소나무가 주류여서 느낌이 색다른 마을숲과 고려 여덟 번째 임금 현종 부자의 사연이 서린 고개를 찾는 여정이었습니다. ◇일제가 헐었어도 남은 마을숲 = 대곡(大谷)은 토종말로 풀면 '한실'이 됩니다. '한'은 크다는 뜻이고 '실'은 골짜기나 고을을 이른답니다. 골짜기가 크면 물이 넉넉하고 덕분..

가본 곳 2016.02.09

교토 어느 절간, 풍신수차와 그 무리의 무덤

2015년 11월 12일 일본 탐방 사흘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첫날 오사카를 둘러보고 이튿날과 셋째날은 교토에 머물렀습니다. 오전에는 이름난 관광지를 찾아다녔고요, 점심을 먹고나서 오후에는 느긋하게 목표를 정해놓지 않고 교토 골목골목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다녔습니다. 간사이공항에서 저녁 6시 전후에 뜨는 비행기가 예약돼 있었고 그에 맞추려면 고작 두어 시간만 여유가 있을 따름이었으니까요. 골목은 참 좋았습니다. 큰길에서 바라보이는 그럴 듯한 모습 대신 그 뒤에 숨은 속살을 제대로 볼 수 있었으니까요. 작지도 크지도 않은 개울도 흐르고 있었고요, 낱낱이 적지 않아 지금 기억은 못하지만, 교토가 근대 시기를 거치며 만들어냈던 이런저런 건물이나 자취도 더듬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입을 헤벌리고 노니는데, ..

가본 곳 2016.01.30

입장료 안 내도 즐길 수 있는 순천만 갈대밭

2015년 12월 30일 우리 경남의 글 쓰는 사람 둘이랑 셋이서 순천만을 다녀왔습니다. 아침 8시 창녕을 출발한 일행이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주차장에 가 닿은 때는 10시 30분 어름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왔었기 때문에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입장료가 많이 불편했습니다. 2012년 가을에만 해도 어른 개인 기준으로 2000원이었는데 지금은 7000원을 받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에는 다른 요인이 없고 오로지 순천만정원 개장이 있을 뿐이라고 저는 압니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하면서 순천만정원을 열었는데 그 때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입장료도 크게 올랐습니다. 왜 이렇게 올랐는지 저는 모릅니다. 이렇게 크게 올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는지도 저는 모릅니다. 왜냐하면 이런 대폭 인상에 대해..

가본 곳 2016.01.04

'능(陵)' '분(墳)' '총(塚)'만 구분할 줄 알아도

◇토요동구밖교실 역사탐방 양산 통도사~북정동고분군(부부총) 경남도민일보와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의 2015년 마지막 역사 탐방은 11월 21일 양산으로 떠났습니다. 회원큰별·안영·정·이동·샘바위·자은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함께했습니다. 올해는 단풍이 유난히 곱더니 그마저도 잠깐, 아이들과 함께 찾은 통도사는 부지런히 가을이 지고 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아이들은 저마다 팀을 찾아서 짝을 이루고 수행해야 할 미션 문제를 기다립니다. 아이들은 이제 함께한 1년 동안 역사 탐방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만큼 의젓해졌습니다. 무심히 보람없이 흘려보낸 시간 같지만 몸과 마음이 조금씩 자라난 것입니다. 역사에서는 절이 아주 기본이라는 얘기는 미리 해 두었습니다. 종교가 다른 어른들은 불편해 하기도 하고 아이들..

가본 곳 2016.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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