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별 의미없는 것

기차역 플랫폼에서 담배 피다 걸렸습니다

기록하는 사람 2009. 3. 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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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연가 여러분들께 긴요한 정보를 드립니다. 저, 엊그제 서울 가던 길에 환승을 위해 기다리던 동대구역 플랫폼에서 담배를 피다 걸렸습니다. 경찰관이었습니다.

저는 마산에서 서울 갈 때 밀양역이나 동대구역에서 환승을 하는데요. 아직 마산에서 바로 출발하는 KTX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담배를 즐기는 저로선 환승역에서 잠시 내려 기다리는 게 훨씬 즐겁습니다. 담배를 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세 시간 넘게 기차 안에서 참아야 하는데, 금단 증세로 어떤 짓을 벌일 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밀양역이나 동대구역 플랫폼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별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물론 플랫폼도 금연구역이긴 하지만, 사람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그냥 살짝 피우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입니다.

제가 걸렸던 동대구역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엊그제 동대구역에서는 한 개피를 거의 다 피워 갈 무렵, 누군가가 저에게 다가와 "여기 금연구역이거든요?"라고 말을 건네는 것이었습니다. "아, 네, 죄송합니다" 하면서 뒤를 돌아보는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정복을 한 경찰관이었던 겁니다.

그제서야 상황을 깨닫고 "아, 제가 걸린 거군요"라고 했더니, 신분증을 보자고 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건네주면서 "이거 범칙금 물리는 거죠?"라고 물었습니다. 다행히 "이번엔 지도장 발급이지만, 다음에 걸리면 범칙금을 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받은 지도장입니다. 한 번은 봐주는군요.


관대한 편이더군요. 뒷장에 보니 경범죄처벌법에서 금연장소에서의 흡연 중 역대합실이나 실내체육관 등에서 적발되면 2만 원, 지하철역 구내와 승강기, 버스 등에서 적발되면 3만 원이더군요. 일본에 비해서는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심지어 쓰레기나 죽은 짐승 투기행위도 5만 원밖에 안 되더군요. 음주소란도 5만 원, 물건 던지기 등 위험행위는 3만 원, 대 소변 행위는 5만 원, 침뱉은 행위는 3만 원이었습니다.

아~! 어쨌거나 이거 큰 일 났습니다. 앞으론 환승역의 맛있는 담배를 즐길 수 없게 됐군요. 코레일 관계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환승역 플랫폼 한 구석에 '흡연실' 하나만 설치해주시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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