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현대사특강 뒤엔 전교조 해직사태 온다

기록하는 사람 2008. 11. 2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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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제2의 전교조 해직사태가 또 올 것이다."

역사학자 한홍구(성공회대 교수)의 예언이다.

그는 최근 '좌편향 교과서' 논란이나, 극우인사들을 동원한 서울시교육청의 고교 현대사 특강, 한나라당의 과거사 관련기구 통폐합 시도 등이 모두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그 연장선상에 전교조에 대한 전방위적 탄압과 교사 해직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홍구는 지난 25일 마산YMCA 초청 특강에서 "현 정권에서 또다시 전교조 해직교사들이 나올 것"이라며 "그것은 이명박 정권이 지난 촛불집회를 전교조 교사들에 의한 빨갱의 교육의 결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보수우익의 사고에 젖어있는 사람들은 촛불집회에 나온 그 많은 시민의 자발성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들은 아직도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3만 원, 5만 원, 10만 원씩 일당을 받고 나온 걸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줌마들이 유모차까지 끌고 나올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민주주의를 주제로 강연 중인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


"끝없이 타오르는 촛불을 보자마자 배후를 떠올리고, 누가 돈을 대서 저 많은 양초를 샀냐고 묻는 것이야말로 국가보안법을 자기정체성의 근원으로 삼는 자들의 전형적인 태도이다."


특히 현 정권은 중·고교생 등 청소년들이 촛불의 동력이 된 것도 '전교조 소속의 빨갱이 교사들이 순진한 학생들을 세뇌시키고 선동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교육청의 현대사 특강은 서곡에 불과하며, 곧이어 '순진한 학생'들과 '전교조'를 떼놓기 위한 별의별 수단이 다 동원될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전교조 교사들을 교육현장에서 추방하고, 전교조를 와해시키는 수순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게 한홍구의 진단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 반(反) 전교조의 기치를 들고 출범한 뉴라이트 계열의 '대한민국교원조합'도 그런 수순에서 만들어진 조직이라는 생각이 든다.

1989~1990년 1500여 명의 대량 해직 이후 최대의 시련기를 맞은 전교조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걱정된다.

대한민국사 세트 - 전4권 - 10점
한홍구 지음/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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