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뉴미디어

새로운 뉴스 유통모델이 나타났다

기록하는 사람 2008. 9. 2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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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뉴스 유통의 새로운 모델이 등장했다. 신문사 홈페이지에 있는 기사를 곧바로 다음블로거뉴스에 송고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신문사 홈페이지가 블로그의 기능을 하는 셈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약 350개 신문사에 뉴스사이트 ASP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엔디소프트(http://ndsoft.co.kr/)는 최근 각 신문사 홈페이지에서 선택적으로 기사를 다음블로거뉴스에 송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에 대해서는 미디어한글로 님도 이미 포스팅한 바 있다. http://media.hangulo.net/609)

이에 따라 엔디소프트의 전자신문을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지역일간지 및 주간신문과 전문분야 신문들이 이 기능을 이용할 경우, 다음블로거뉴스에서 개인블로그의 포스트 외에도 각 신문사가 생산한 뉴스를 아웃링크 방식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미 팀블로그와 블로거기자단, 최초의 지역메타블로그 블로거's경남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블로그를 활용하고 있는 경남도민일보는 물론 시사인과 미디어스, 미디어오늘, PD저널, 기자협회보 등도 따로 블로그를 통하지 않고 홈페이지에서 바로 블로거뉴스로 송고가 가능하다.

선샤인뉴스가 홈페이지에서 기사를 바로 다음블로거뉴스에 송고하는 기능을 쓰기 시작했다.


언론학자인 전북대 강준만 교수와 학생들이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선샤인뉴스는 22일부터 이미 기사 송고를 시작했다. 아직 베스트뉴스에 오른 글은 없지만, 다수의 우수한 필진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기존언론의 딱딱한 스트레이트 기사보다는 내러티브한 기사가 많은 선샤인뉴스의 특성상 메타블로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물론 이에 따른 몇 가지 우려도 있다.

선샤인뉴스뿐 아니라 이런 식으로 기사를 바로 블로거뉴스에 송고하는 신문사가 늘어나게 되면, 1인미디어로 지칭되던 개인 블로거들은 뒷전으로 밀려날 우려도 있다. 이를 못마땅해 하는 개인 블로거들이 대거 블로거뉴스를 이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또한 그동안 미디어다음에서 엄연히 구분돼 있던 '뉴스'와 '블로거뉴스'의 차별성이 사라져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게 미디어의 진화에 발전적으로 작용할지, 장애물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뉴스를 전송하는 신문사의 입장에서도 그렇다.

그동안 포털에 뉴스공급을 하지 못해 아쉬웠던 신문사로선 이를 통해 자신들의 뉴스콘텐츠를 전국화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를 통해 신문사 홈페이지의 트래픽도 눈에 뜨게 늘어날 것이다. 또한 광고수익이 늘어나는 등 부가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

무차별적인 기사 송고는 신문사 스스로 뉴스가치를 하락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전국화할 필요가 있을만한 기사만 선택적으로 송고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생산한 모든 기사를 무분별하게, 시차도 두지 않고 일시적으로 송고할 경우 블로거뉴스에 특정시간대에 특정신문의 기사가 '도배'를 하게 되는 현상도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 신문사 스스로 자기들의 뉴스가치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또한 비록 아웃링크이긴 하지만, 포털에서 각 지역이나 전문분야별 뉴스를 모두 볼 수 있는 유통구조가 확립된다면 해당분야나 지역만의 온라인공동체 형성은 더욱 멀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개인블로거의 포털 종속이 문제가 아니라, 지역신문과 전문지의 포털 종속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지역신문과 전문지가 포털에 종속되면, 결국 포털을 통해 지역 및 전문뉴스를 접하는 뉴스소비자의 취향에 영합하게 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지역밀착보도는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기술적인 문제도 몇 가지 눈에 보인다.

우선 엔디소프트 전자신문 서비스를 받고 있는 지역신문과 전문지들은 대개 자체서버를 운용하지 않고 호스팅업체에 서버를 맡겨두고 있다. 따라서 감당할 수 있는 트래픽에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메인이나 베스트뉴스에 걸려 트래픽 폭탄을 맞게 된다면, 서버가 감당을 못해 다운되는 사태도 예상된다.

또 기사 송고를 시작한 선샤인뉴스의 경우, 기사 본문 아래에 트랙백을 거는 기능이 없고, RSS도 공개되어 있지 않다. 이왕 이 기능을 활용하려면 아예 트랙백도 걸 수 있도록 펼쳐 두는 게 좋을 듯하다.

다음블로거뉴스에 송고한 제목에서 이상한 오류가 나는 현상도 있다. 온라인용 한 줄 제목에 걸맞지 않은 제목달기도 문제로 보인다.

지역메타블로그 블로거's경남(http://metablog.idomin.com/)


어쨌든 경남도민일보는 이런 예상되는 몇 가지 문제 때문에 홈페이지의 기사를 바로 메타블로그에 송고하는 기능을 활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하루 3~4건 정도의 전국화할 필요가 있는 기사만 티스토리 팀블로그에 옮긴 후 송고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또한 자체적으로 지역메타블로그를 구축하여 온라인 지역공동체 형성을 추진하고 있다.

각 신문사들은 이런 여러가지 예상되는 문제를 신중하게 고민해 자기 매체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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