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뉴미디어

한국신문엔 없는 수익모델이 일본엔 있다

기록하는 사람 2008. 8. 1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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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이 벌써 창간 1주년이 됐다고 한다. 창간기획으로 아마 '독립언론'을 주제로 한 좌담을 준비하고 있나본데, 나도 거기 초청을 받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예정된 날 일본 출장이 예정돼 있어 참석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작년 6월 일본 신문업계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사업현황을 둘러본 일이 떠올랐다. 당시 나는 한국언론재단 뉴스저작권사업단 운영위원 중 한 명으로 '디지털 뉴스콘텐츠사업 해외 운영사례 조사'에 참여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아사히신문사](신문), [야후재팬](포털), [NTT 도코모](이동통신), [일본지역신문멀티미디어네트웤](신문단체), [47뉴스](지역신문공동인터넷신문), [일본외신프레스센터](정부기구) 등이었다.

물론 그 내용은 당시 '출장보고서' 형식으로 회사에 제출했지만, 보다 많은 분들과 공유할 필요도 있겠다 싶어 3회에 걸쳐 다시 정리해본다. 평소 다른 글과 달리 좀 딱딱할 수도 있다. 필요한 분만 읽어보시기 바란다.

(1) 아사히신문사의 디지털콘텐츠 수익구조

아사히신문(朝日新聞)은 방문자에 대한 관리가 철저했다. 미리 방문자의 이름과 소속사에 대한 정보는 물론, 우리가 타고 가는 버스의 차량번호까지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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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사 입구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방문자를 맞이하는 자세도 철저했다. 프리젠테이션과 신문사 소개책자, 녹차, 선물(부채)도 준비해놓고 있었다. 책임자 3명이 나와 1시간 30분 동안 우리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줬으나, 몇가지 질문에는 회사 기밀이라며 양해를 구하고 말하지 않았다.

일본의 신문시장은 요미우리(1200만부), 아사히(800만부), 마이니치(300만부) 등 3대 일간지가 장악하고 있었다.

이 중 아사히가 나름대로 ‘권위지’로 대접받고 있었는데, 전체 사원은 6000명, 그 중 인터넷미디어 분야에는 140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140명 중 60명이 기사갱신과 인터넷편집에 종사하고 있었고, 50명은 시스템과 콘텐츠·비즈니스개발, 20명은 회원관리업무, 나머지는 데이터베이스 관리와 총무·경리업무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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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닷컴 책임자들.

미디어사업은 우리나라처럼 자회사 개념이 아니라 신문사의 부서 개념이었다. 속보기사 갱신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편집국에 근무하고, 나머지는 인터넷사업부에서 따로 근무하고 있었다.

종이신문 구독자 중심 인터넷 운영

전체의 2%(120명)가 넘는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전체 매출 중 인터넷분야의 매출은 1%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인터넷사이트가 종이신문 독자 감소를 막는데 중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전체기사를 인터넷에 서비스하지 않고 속보 중심으로 제공하고 있었으며, 연재기사 등은 종이신문 구독자 회원들만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800만 구독자 중 인터넷회원으로 등록한 독자는 10% 정도에 불과했다. 아사히는 그들이 신문을 끊지 않도록 맥주 상품권과 공연티켓 등을 제공하는 등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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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닷컴 사업부.

이처럼 인터넷 운영도 종이신문 독자 중심이다 보니 접속자수는 야후재팬에 비해 형편없이 적었다. 그들 스스로도 야후재팬의 페이지뷰가 100이라면 아사히는 1밖에 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매출은 신문 전체수입의 1%인 30~40억엔 정도였는데, 이 중 절반이 배너광고 수입이었고, 30~40%는 모바일콘텐츠 판매수입, 나머지는 아마존 등 서점사이트와 연결수수료였다.

일본신문들은 특히 종이신문에도 책광고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1면은 별로 돈이 안되더라도 독서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무조건 책광고를 싣는 걸 불문율처럼 하고 있었다. 인터넷에서도 신문사 사이트를 통해 인터넷서점에 접속, 책을 사는 경우 수수료를 받고 있었는데, 그 숫자가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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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보고 있는 아사히 기자.

모바일 콘텐츠 판매 ‘눈길’

특기할 것은 아직 우리나라에 수익모델로 정착하지 못한 모바일 뉴스서비스를 통한 매출이 많았다는 것인데, 이는 일본의 대표적인 휴대통신업체인 NTT 도코모를 방문한 자리에서 의문이 풀렸다.

한국의 경우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 폰페이지를 방문하여 콘텐츠를 이용하면 이중으로 돈을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즉 데이터통화료(접속료)와 정보이용료(콘텐츠사용료)가 따로 부과됨으로써 소비자는 배보다 배꼽이 큰 엄청난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자칫 모바일 인터넷을 잘못 쓰면 수십~수백만원을 덮어쓸 수도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고, 이 때문에 컬러링이나 다운받는 것 외에는 모바일 인터넷을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것이 한국의 모바일 콘텐츠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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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처럼 핸드폰을 흔들거나, 핸드폰 앞에서 머리를 움직여 권투시합과 볼링, 골프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은 데이터통화료 없이 정보이용료만 월 100엔~300엔 정도 내면 마음껏 모바일로 뉴스를 볼 수 있다. 물론 볼 수 있는 기사 건수는 종이신문만큼 많지는 않지만 대중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뉴스콘텐츠 뿐 아니라 일본 사람들은 만화도 휴대폰으로 보고, 책도 휴대폰으로 읽는다. 99년 시작된 모바일 폰페이지는 현재 8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아사히도 작년부터 모바일을 통한 뉴스서비스를 시작했다.

(2)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사 NTT 도코모

이곳 역시 보안은 철저했다. 건물이 어마어마하게 컸는데, 회사가 있는 해당 층의 인포매이션 창구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이곳에서 방문증을 받아 홍보담당자를 만났다. 설명은 야마구치라는 콘텐츠 담당이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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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T도코모 입구 인포메이션 카운터.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본의 경우 데이터통화료가 따로 없기 때문에 i-mode(모바일 인터넷)가 활성화되어 있었다. 도꼬모의 모바일인터넷에 있는 오피셜사이트는 2780개사 9400개 사이트에 달하며, 언오피셜사이트는 숫자를 헤아리기도 어렵다고 한다.

뉴스와 착신음악 등 모바일 인터넷으로만 도코모의 매출액은 월 180억엔, 연간 2000억엔이 넘는다고 한다. 현재 3500만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 중 정액제만 1000만명 이상이 가입해 있다. 이는 휴대폰 기종의 진화에 따른 것이라고 하는데, 일본은 휴대폰의 화면도 3인치가 주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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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T도코모에서 가진 간담회.

모바일 인터넷은 뉴스와 음악 뿐 아니라 미니게임과 파친코 등 오락과 도박, 그리고 모바일 만화(음란만화 포함), 모바일 소설 등도 일반화돼 있는데, 파친고의 경우 모바일로 연습을 해본 후 직접 도박장으로 향한다고 한다. 월 이용료는 300엔.

음란만화와 음란소설은 남성보다 여성이 주요 소비자라고 한다. 남성들의 경우 편의점에서 쉽게 만화책을 사보지만, 여성들은 모바일을 통해 은밀하게 보는 경우가 많은 게 이유.

한국 모바일콘텐츠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이중과금

특히 모바일 소설의 경우 큰 인기여서 이미 책 시장도 장악한 지 오래다. 모바일로 연재한 이후 고급양장으로 책을 펴내게 되는데, 이미 모바일로 읽은 독자들도 간직하기 위해 비싼 돈(1000엔 정도)을 치르면서 산다는 것. 이 때문에 전업작가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고 한다.

모바일 뉴스컨텐츠는 각 신문사에서 자체서비스를 하는데, 무료에서 월 300엔 내외를 이용료로 받는다고 한다. 도코모는 이 중 9%를 수수료로 챙긴다.

이로 보아 한국의 경우 정보통신업자들의 이중 과금 횡포가 모바일 콘텐츠 기술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논리가 가능했다. <계속 : 다음은 일본 지역신문들의 디지털콘텐츠 공동수익사업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아래 사진들은 아사히신문사 편집국과 NTT도코모에서 받은 설명자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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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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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사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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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T도코모에서 나눠준 다양한 설명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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