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뉴미디어

지역신문 유튜브가 잘 안되는 까닭

기록하는 사람 2019. 7. 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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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시대입니다. 서구세계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유튜브가 네이버와 모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제친 지 오래입니다. 이제 뉴스도 유튜브로 소비됩니다. 그래서 모든 언론사가 유튜브에 뛰어들었습니다. 지역신문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나 100개가 넘는 지역신문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1만 명이 넘는 곳은 부산일보, 매일신문, 국제신문, 경기일보, 경남도민일보 정도가 고작입니다. 저희도 간신히 1만이 넘어 5위권 내에 들긴 했지만, 아직 정체성을 찾아 안착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채널의 정체성을 먼저 세워야 합니다. 지역신문이 유튜브를 통해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이는 유튜브를 왜 하느냐는 물음과 맞닿아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아니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더 잘하기 위해?

물론 둘 다 실현할 수 있다면 좋겠죠. 하지만 전국민의 이목이 쏠린 이슈에 집중하는 서울언론과 달리 지역에서는 한계가 뚜렷합니다. 지역뉴스를 영상으로 잘 가공하여 올린다고 해서 많은 사람이 봐주진 않으니까요.


그러면 돈을 우선순위에 두면 어떨까요? 잘 나가는 게임, 먹방, 뷰티, 키즈 등 분야에서 인기 크리에이터(창작자)들은 연간 수십억 원씩 번다죠? 그걸 따라 해 보면 돈이 될까요? 잘하면 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잘할 수 있나요? 신문사에서도 그런 크리에이터를 키우거나 영입하면 되지 않느냐고요? 미쳤습니까? 수십억 벌 수 있는 인재가 신문사에 매여있게요? 당장 때려치우고 나가 1인 방송을 하겠죠.


이른바 ‘가성비’도 따져봐야 합니다. 지역신문 중 가장 잘 나가는 부산일보 채널의 지난 8년간 누적 조회수는 9000만 회입니다. 통상 1회당 1원의 광고수익이 나온다고 가정하더라도 연간 1000만 원이 좀 넘는 정돕니다. 1명의 인건비도 안 나옵니다. 7년간 1700만 회 정도인 경남도민일보는 말할 것도 없겠죠.


그러면 유튜브 하지 말라는 얘기냐고요? 아닙니다. 해야 합니다. 지역방송사보다 지역신문사가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취재기자가 방송사보다 훨씬 많습니다. 직접 취재현장에 나가는 횟수도 많고요. 그 취재현장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올리면 됩니다. 그게 바로 역사 기록물입니다. 글이나 사진 한 장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저널리즘의 확장이고요.

지난해 지방선거 때 큰 화제가 되었던 유세현장 영상1
지난 지방선거 때 큰 화제를 낳았던 유세현장 영상2. 모든 기사를 통틀어 이 2개의 영상만큼 화제가 된 것은 없었다. 현장영상에 주력해야 할 이유다.

실제로 경남도민일보 유튜브에서 조회수 1만이 넘는 138개 영상 중 딱 2개(맛집)를 빼고는 모두 취재 현장 영상입니다.

따로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되니 가성비도 ‘짱’입니다. 유튜브로 돈 벌겠다는 생각, 언론의 역할과 관계없이 어떻게든 조회수 높은 영상을 만들어보겠다는 욕심만 버리면 됩니다.


결론입니다. 수익이나 조회수와 관계없이 우리가 취재하는 현장, 기자가 목격한 당대의 역사를 영상기록으로 남기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면 앞서 138개 영상처럼 조회수와 수익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그러면 되는데, 왜 지역신문 유튜브가 잘 안 되는 걸까요? 그야 안 찍고 안 올리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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