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은 우포늪(소벌)로 유명합니다. 우포늪은 우포(소벌) 목포(나무개벌) 사지포늪(모래벌) 쪽지벌 넷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열왕산에서 시작된 토평천은 낙동강 합류 직전 우포늪을 베풀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내륙습지인 우포늪은 생물뿐 아니라 사람도 찾아오게 할 만큼 힘이 세답니다. 생물들은 먹을거리가 풍성해서 찾고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즐거움과 편안함을 누리기 위해 찾습니다. 

7월 1일 우포늪 생태체험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체험장은 크게 셋으로 나뉩니다. 쪽배 타기·물풀 헤치며 다니기·습지 곤충 살펴보기 등을 할 수 있는 체험공간, 노랑어리연·가시연·매자기·가래 등이 자라는 수생식물원(텃밭 포함), 그리고 조망도 하고 우포늪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 그것입니다. 

블로거 팸투어 단체사진.

7월 17일과 18일 블로거 12명이 '창녕 관광 홍보 팸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창녕군이 주최하고 갱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경남도민일보 자회사)가 주관했습니다. 우포늪생태체험장에서 체험을 하고 우포생태촌 유스호스텔에서 묵었으며 창졍 풍부한 문화재들도 둘러보았습니다.

주민이 운영하는 우포늪생태체험장

가장 먼저 우포늪 생태체험장을 찾았습니다. 체험장은  창녕군이 마련한 시설로 주매·장재마을 주민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갖추어진 상태는 아닙니다. 평소 농사가 주업인 주민들이 하다 보니 좀은 어설픈 구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포생태체험마을회는 체험장 운영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꾸린 모임입니다. 이 모임 노창재 회장(주매 이장·시인)은 "찾아오는 탐방객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앞으로 시행착오도 거치면서 더욱더 뜻깊고 내실있는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블로거들은 진행 요원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곧바로 쪽배타기를 체험했습니다. 진행 요원은 어디 따로 있는 존재가 아니고 바로 마을에 사시는 조금 젊은-그래 봐야 중·장년- 분들입니다. 여기서 쪽배란 우포늪 일대에서 대나무 바지랑대로 바닥을 밀어 움직이는 널빤지 배를 이르는 말이랍니다. 그물을 치거나 걷으러 갈 때 또는 논고동 따위를 잡기 위해 돌아다닐 때 쓰인다고 합니다. 

쪽배 타기.

우리 이은주 선생님, 저보다 바지랑대를 더 잘 놀립니다~~

블로거들이 처음에는 배 위에서 균형 잡기가 어려워 비틀거리기도 했지만 곧 익숙해졌습니다. 햇살은 따가웠지만 바람은 시원했습니다.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물도 흩뿌렸습니다. 쪽배를 마구 흔들어 함께 탄 짝지를 놀래키는 이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들 입가에는 크고 작은 웃음이 매달렸습니다. 지나가던 부부가 이런 모습을 보고는 아이를 안고 쪽배에 올라탔습니다. 이들의 입가에도 웃음이 한두 마디 물렸습니다. 

습지 곤충 살펴보기.

습지 헤치며 초새비 찾기.

반두로 미꾸라지도 잡고 뜰채로 습지 곤충도 떠서 살펴보는 체험도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초새비' 찾기를 했습니다. 저는 이게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초새비는 풀(草)+허새비(허수아비)인 모양입니다. 

늪은 높이 자라는 물풀로 우거지기 마련이지요. 그래서 여럿이 들어가 일할라치면 길을 잃기가 십상입니다. 그러니까 길을 잃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했겠지요. 초새비는 늪 속 길목마다 물풀을 여럿 묶어 헷갈리지 않도록 알리는 표지로 쓰입니다. 

초새비를 만들기는 노창재 회장이 했고요, 블로거들은 이를 찾아 보물찾기를 하듯 하며 다녔습니다. 찾을 때마다 블로거들은 함성을 질렀습니다. 아이들은 쪽배타기나 미꾸라지잡기가 더 재미있을 것 같고 어른들은 이 '초새비' 찾기가 더 즐거웠습니다. 물풀 가득한 습지를 마음껏 돌아다니는 즐거움이기도 하답니다. 

전시관 가는 길에는 수생식물원이 있었습니다. 블로거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여러 물풀들과 그 안내판에 카메라를 들이댑니다. 지역 음악가와 어린이들이 함께 가꾸는 '노래로 자라는 생태텃밭'도 있습니다. 땅이 척박하고 화학 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아 때깔은 없었지만 그 생각과 애씀이 갸륵합니다. 

수생식물원에서. 오른쪽 밀짚모자가 노창재 마을회 회장님.

바깥에서 보면 전시관은 가시연꽃 모양입니다. 붕어 같은 민물고기와 자라·두꺼비 등 실제로 우포늪에 있는 생명체들 실물을 볼 수 있고 터치스크린이나 조명 활용 게임은 아이·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3층 전망대에서는 우포늪이 낙동강으로 빠져나가는 모습까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전시관은 우포늪의 정수를 단순명쾌하게 담고 있습니다. 

전시관 내부 모습.

마을회 노창재 회장님은 지난해 <자극>이라는 시집을 펴낸 시인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블로거들한테 소개를 했더니 우리 시인님께서 통 크게 시집 한 권씩을 선물로 안겨주셨습니다. 사인까지 곁들여서 말씀입니다.

이 모두가 1인당 1만원에 제공됩니다. 

저녁은 메기매운탕과 붕어찜으로 했습니다. 간단하게 술도 한 잔씩 곁들이고는 우포생태촌 유스호스텔(창녕군 직영)로 자리를 옮겨 뒤풀이도 하고 하룻밤 묵었습니다 

새벽 우포늪 산책은 기본

이튿날 새벽에는 당연히 우포늪 산책에 나섰습니다. 함께한 강원도 양양 설악산 기슭에서 오신 블로거 한사 정덕수님이 길섶 여러 들풀들 이름과 그 속성을 일러 주셔서 더욱 좋았습니다. 소목마을 오솔길을 따라 풀섶을 헤치고 250년 넘은 할배나무를 지나 사지포제방까지 3㎞ 남짓 걸으며 산뜻한 아침 공기를 즐겼던 것입니다. 

할배나무에서는 낙동강 강바람과 물풀 일렁이는 습지를 한눈에 담는 보람도 맛보았습니다. 할배나무가 무엇이고 어디 있냐고요? 낙동강 쪽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을 사시사철 맞으면서도 꿋꿋하게 250년 넘게 살아오신 팽나무입니다. 

수풀 사이로 드러난 우포늪을 조망하고 있습니다.

사지포제방에서 우포늪을 바라보고 서서 오른쪽으로 보시면 자드락 오솔길이 하나 있는데요, 그리고 오르시면 50m도 채 못 가 새끼줄을 두르고 있습니다. 그 아래 그늘에 사람들 쉬어 가라 긴의자가 하나 놓여 있으니까, 찾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늘 편안하고 시원한 자리입니다. 

사실 새벽녘 우포늪 거닐기는 기본이지요. 코스는 자유롭게 골라잡을 수 있으나, 만약 우포생태촌 유스호스텔이 전날 잠자리였다면 이번에 저희가 팸투어하면서 걸었던 그 길을 걷는 편이 가장 좋을 것입니다. 코스는 여기 근무하시는 분한테 물으면 상세하게 일러주실 것입니다.

할배나무 아래에서.

창녕은 이런 생태자연뿐만 아니라 역사·문화 유산도 못지않게 풍성합니다. 이틀 동안 블로거들은 ①만옥정공원(신라진흥왕척경비·선정비 무리)과 교동·송현동고분군, ②창녕 장터 일대(창녕석빙고·술정리동삼층석탑·하씨초가), ③관룡사·옥천사터, ④성씨고가(대지면 석동), ⑤망우정(도천면 우강리)과 창녕지석묘(장마면 유리)를 둘러보았습니다. 

1박2일로 창녕을 찾는다면 하루는 우포늪에서 보내면서 생태체험장에서 체험까지 하신 다음 다른 하루는 문화재를 찾아 역사탐방을 하면 안성맞춤이라 하겠습니다. 

만옥정공원입니다. 

신라 진흥왕이 창녕을 정복한 뒤 널따란 자연석에 글자를 새겨 세운 척경비입니다. 이는 창녕이 바로 당시 가야세력을 아우르는 군사 요충이었음을 일러줍니다. 조선 시대 원님들을 위해 세운 선정비들은 거기 새겨진 거북과 용들이 투박하면서 다채로운 표정으로 웃음을 머금게 합니다. 

신라진흥왕척경비. 국보 제33호.

선정비 덮개돌의 용 무늬. 도롱뇽 같습니다.

바로 옆 가야시대 수장들의 유택 교동·송현동고분군은 그윽함과 아늑함이 넘쳐 납니다. 합천 옥전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도 이런 느낌을 풍성하게 누리게 해주지요. 가야 시대 해당 지역 수장들을 위해 마련된 유택들의 공통된 특징이라고나 할까요~~

장터 일대. 

창녕석빙고는 이지러지지 않은 완전함과 고방 들머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원한 기운을 블로거들에게 누리게 했습니다. 술정리동삼층석탑은 절제된 상승감과 품격을 느끼게 했으며 하씨초가는 깊은 그늘 속에서 뒤뜰 꽃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창녕석빙고.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서늘한 기운을 느끼고 있습니다.

술정리동삼층석탑 옆에는 송림정이 있어서 이렇게 얘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하씨초가.

하씨초가에서 바라보는 술정리동삼층석탑.

가는 날이 장날(3일과 8일)이었떤지라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시골 장터 풍물도 함께 맛볼 수 있었고요. 함께한 20대 친구들은 시원한 콩국 우무국을 사 마셨고요, 아저씨 아줌마 어른들은 삶은 옥수수를 비롯해 집안 살림에 필요한 채소 따위 장만도 했답니다.

창녕 대표 절간인 관룡사는 풍경이 멋집니다. 둘레 송림도 그럴 듯하고 뒤로 펼쳐지는 화왕산 능선과 우뚝 솟은 병풍바위도 아름답습니다. 단청이 멋진 대웅전은 세련된 느낌이 나고 고려시대 석불을 안은 약사전에는 예스러운 멋이 머물렀습니다. 범종루에는 얼핏 보면 화난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웃는 표정인 나무 괴수(怪獸)가 하나 앉아 있습니다. 

옥천사는 고려 말기 스님인 신돈이 나고 자란 터전입니다. 공민왕 신임으로 집권한 뒤 백성을 위하는 정치를 펼쳤습니다. 노비가 된 양민과 귀족한테 빼앗긴 백성들 토지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작업이었습니다. 

이는 가렴주구를 일삼던 권문세족한테는 커다란 원한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옥천사는 신돈이 실각하자마자 곧바로 산산조각이 났고 지금도 그 자취가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제 자리에 놓인 것 없는 폐허가 된 옥천사터에 서면 이른바 권력의 무상함이 새삼스럽게 절실하게 느껴진답니다.

성씨고가는 규모도 굉장하고 서양·일본 양식을 품은 한옥이라는 점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깔끔합니다. 그래서 집안일에 이골이 난 아줌마들이 와서 보면 규모 같은 품새에도 놀라워하지만 그 꼼꼼한 보살핌만으로도 감탄에 겨워하는 그런 명소입니다. 물론 뒤켠 대숲도 그윽하고 별채 앞 연못도 아늑합니다. 

성씨고가의 정원.

당호가 아석헌이군요. 스스로를 돌(石)과 같다고 낮추어 표현한 것이랍니다.

아울러 임진왜란 의병장 곽재우가 말년을 보낸 망우정은 한 눈에 안기는 낙동강이 일품입니다. 의병을 일으키느라 가진 재산을 몽땅 털어부었던 곽재우는 여기서 짚신을 심으면서 가난하게 지내다가 세상을 떠났다는데,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나날을 보냈을까요?

망우정을 찾은 블로거들.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창녕지석묘는 경남 대표 고인돌이랍니다. 크고 잘 생긴 이 녀석은 평지나 산기슭에 있는 여느 고인돌과 달리 산마루에 있어 눈길을 끕니다. 그런데 지석묘는 재질이 화강암이지만 놓인 자리 재질은 퇴적암 일색입니다. 

그래서 진흙이 쌓이고 굳어서 된 이암(泥岩)이 아니라 화강암을 구하려면 적어도 5km는 나가야 된다는데, 옛날 도르래 정도에 의존해 바위를 옮겨야 했으리라 짐작되는 1500년 전에 우리 선인(先人)들은 과연 어떻게 이 엄청난 고인돌을 여기까지 끌고 왔을까요? 

이번 팸투어에 참여한 블로거들은 메타블로그는 물론이고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스토리·밴드 등 여러 SNS를 활용해 이틀 동안 탐방했던 창녕의 자연생태와 역사·문화유산 등 관광자원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하게 됩니다. 기대가 나름 됩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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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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