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김해에 갔습니다. 30분만에 볼 일을 후딱 보고 점심을 먹으러 한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비빔밥을 전문으로 하는 데였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밥을 먹으며 곁눈질로 옆 자리를 보니까 할배 둘이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언뜻 보이는 상표는 김해에 있는 술도가에서 만든 막걸리임을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어떤 지역에 가면 소주가 됐든 막걸리가 됐든 아니면 다른 무엇이 됐든 그 지역에서 나는 술을 맛보는 취미랄까 버릇이 있습니다. 22일 김해에서도 그렇게 해서 막걸리를 주문해 마신 것입니다. 


갖고 온 막걸리를 보니까 “알칼리수와 국내산 쌀로 빚은”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원료가 국산이라면 맛이 나쁘지 않겠군, 이렇게 생각하고는 병마개를 가볍게 돌렸습니다. 잔에 따르는데 마시기도 전에 벌써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냄새로 확 끼쳐왔습니다. 아스파탄을 많이 썼나 보군, 싶었습니다. 



앞에서 크게 내세우는 것이랑 뒤에서 작게 표기하는 것이랑은 다를 수가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그래서 막걸리 병을 뒤로 골린 다음 세로로 적힌 작은 글씨를 훑어봤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쌀10%(국내산), 밀가루(수입산)”. 수입산 밀가루에는 비율조차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국내산 쌀은 10%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대다수가 수입산 밀가루가 차지한다는 얘기 같았습니다. 


술맛이 탁 떨어졌습니다. 밥을 다 먹고 일어설 때는 마시던 잔도 채 비워져 있지 않았고 병에 또한 반 넘게 막걸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이런 정도면 선량한 사람을 기망(欺罔)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국산 쌀을 썼다는 사실을 크게 적음으로써 수입 밀가루를 썼다는 또다른 사실을 숨긴 셈이니까요. 그로 말미암아 소비자가 자기 의사와 반해서 잘못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나쁜 짓이지요. 


더 큰 문제는 이런 기망행위가 상표법 등등으로 보장이 되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심지어는 김해 이 막걸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원료를 쓰는 다른 막걸리 공장이 경남 어디에 있는데요, 거기 상표는 “100% 국내산 쌀로 만든”이라 적혀 있습니다. 이래도 법률 위반이 아니며 따라서 단속 대상에 들지도 않습니다. 


생산자는 자기 제품 좋은 점은 널리 알리고 그렇지 못한 면은 아무래도 숨기려 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법률이 들어서 좋은 점과 더불어 그렇지 못한 면도 함께 알리도록 만들어 소비자 편을 들어야 마땅하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법률을 만드는 국회는 대체로 생산자=자본을 편들고 있습니다. 


하기야, 뭐 이런 조그만 상표 하나만 그렇습니까만은…….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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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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