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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유등축제 22억 입장료, 득실 따져봤더니...

기록하는 사람 2015. 10. 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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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1만 원을 받는 2015 진주남강유등축제가 막을 내렸다. 나도 아들과 함께 진주를 찾아 2만 원을 내고 남강유등축제를 구경해봤다.


진주시는 총 입장객 수는 40만명으로 이 중 유료입장객 25만 명, 시민 초대권 등을 활용한 무료 입장객이 15만 명(다른 보도자료에선 14만 500명)이라고 밝혔다.


○ 또 전체 축제 수입은 32억원이며, 이 중 입장료는 22억원, 입장료 외 수입은 10억원으로 축제의 재정자립도는 43%에서 8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 입장료 외 수입 : 소망등 3.5억원, 광고 3.5억원, 체험료 1억원, 기타 2억원


그런데 언론사 기자들이 따지지 않는 게 있다. 바로 '진주성 입장료'와 '부교 통행료' 문제다. 진주시는 축제를 유료화하면서 입장료 1만 원 안에는 부교 통행료와 진주성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여러 번 강조한 바 있다.


진주성 안 유등 @김주완


진주시가 올해 유료화를 시행하면서 내놓은 논리. 부교 통행료와 진주성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진주시 보도자료


그렇다. 여기서 따져봐야 할 게 그것이다. 진주성은 평소 외지 관광객에 입장할 때 '진주성 입장료' 2000원을 받는다. 만일 축제를 유료화하지 않고 평소대로 진주성 입장료만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작년(2014년) 진주시는 축제가 끝난 후 공식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축제기간인 12일간 진주성에 입장한 인원은 76만 명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축제기간 76만 명이 진주성에 입장했다고 밝힌 진주시. @진주시 보도자료


만일 76만 명에게 2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고 계산하면 진주성 입장료 수입만 15억 원이 넘는다. 물론 진주시민의 경우 신분증을 제시하면 무료다. 따라서 76만 명 중 진주시민이 올해 초대권으로 입장한 진주시민 숫자 정도라고 보고 16만 명을 빼더라도 60만 명 12억 원이 진주성 입장료 수입이 된다.


작년 진주시 보도자료. 유료 부교 통행 인원이 5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진주시 보도자료


또 있다. 올해는 입장료 1만 원 안에 부교 통행료가 포함돼 따로 부교 통행료를 받지 않았다. 작년에는 입장료가 없는 대신 부교 통행료를 받았는데, 유료 부교 통행 인원만 50만 명이었다. 그렇다면 1000원씩만 받는다 해도 5억 원이다.


즉 축제를 유료화하는 대신 진주성 입장료+부교 통행료만으로 17억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매년 진주성 입장료를 뺀 수입이 15억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진주시 보도자료


실제 진주시는 축제를 유료화하기 전에도 매년 부교 통행료와 유등 만들기 및 띄우기 체험, 협찬 등을 통해 15억여 원을 벌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여기엔 진주성 입장료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 진주시는 올해 입장료 수입 22억 원을 추가로 올렸다고 했다. 그 대신 축제 자체를 유료화하지 않고도 올릴 수 있었던 진주성 입장료 12억 원과 부교 통행료 5억 원을 포기했다.


웃기지 않는가? 무료 축제로도 벌 수 있었던 17억 원을 포기하는 대신, 유료화하여 22억 원을 벌었다? 고작 5억 원 정도를 더 번 셈이다. 이러고도 유료화가 성공했다고 한다. 거짓말이다.


이렇게 입장료를 받는 출입구를 8군데나 만들었다. 이 비용도 상당했을 것이다. @김주완


뿐만 아니라 유료화하면서 추가로 들어간 비용도 적지 않을 것이다. 당장 가림막 설치비와 입장권 인쇄비용, 입장권 판매소 설치, 판매요원과 입장권 수거 요원들의 인건비만 해도 유료화하지 않았다면 들지 않았을 비용이다. 이것까지 감안하면 유료화로 인한 손실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돈도 잃었고 시민의 마음도 잃었다. 관광객도 1/7로 확 줄었다. 고작 이런 결과를 보려고 펜스를 치고 시민을 소외시켜 모욕감을 주고 그런 난리를 떨었나. '대박'이나 '성공'은 커녕 완벽한 '실패'라고 봐야 할 것이다.


행사 운영 면에서도 총체적 부실이었다. 치졸한 가림막도 그랬고, 처음엔 유료입장객의 재입장이 안 된다는 방침이었다가 항의가 빗발치니 시뻘건 도장을 손등에 찍어주는 걸로 번복하더니, 마지막날 축제를 하루 더 연장해서 진주시민을 위해 무료로 운영한다고 발표한 후 다시 번복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관련 글 : 돈 받는 남강유등축제의 본질을 묻는다


@진주시 보도자료


게다가 진주시는 작년 축제에 280여만 명이 찾았고, 지역산업 연관분석에 의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1600억 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280만 명이 찾은 축제의 파급효과가 1600억 원이면 방문객이 1/7(40만 명)로 줄어든 올해의 파급효과는 얼마일까? 아무리 많게 잡아도 1000억 원 이상의 파급효과는 공중에 날려버렸다고 볼 수 있다. 280만 명이 아무리 부풀려진 숫자라고 해도 파급효과가 줄었다는 건 확실하다.


실제 축제장 인근 식당과 야시장 등 상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유료화로 인해 손님이 작년의 1/3 이하로 줄었다고 말하고 있다. 아래 영상은 내가 야시장 상인에게 직접 물어본 것이다.



경제 파급 효과 1000억 원과 부가 수입 17억 원을 날려버리는 대신, 22억 원의 입장료 수입을 올린 진주 남강유등축제. 이거 확실히 규명해야 할 문제 아닌가? 진주시는 이에 대한 확실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럼에도 진주시는 아래와 같은 자화자찬 보도자료를 계속 내고 있다. 낯뜨겁지 않은가! 기자들은 왜 이걸 따지지 않는가!



※오류 수정 : 당초 부교 통행료를 2000원으로 계산했는데, 알고보니 1000원을 받아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통행료 수입을 수정합니다. 따라서 유료화하지 않고도 벌 수 있었던 수입은 17억 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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