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강 지킴이 청소년기자단 ③ 


올해 '우리 강 지킴이 청소년 기자단'은 지난해 청소년 기자단보다 진행이 조금 가벼운 편이었습니다. 지난해는 주제도 '에너지 지킴이'로 묵직한 편이었고, 취재하러 찾아간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와 밀양시 단장면 용회마을 두 군데도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고리본부는 핵발전을 하는 곳이고 용회마을은 그 핵발전 전기를 실어나를 76만5000볼트 초고압 송전철탑 설치를 두고 대립·갈등이 벌어지는 현장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청소년 기자단이 찾아간 의령군 지정면 낙동강 호국의병의숲 공원과 하동군 하동읍 섬진강 송림공원·모래밭은 어렵지 않고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물론 이 두 장소가 상징하는 바까지 몸을 가볍게 하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강이 망가지며 어떻게 해야 강이 강다워지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현장이었습니다. 


그리고 망가진 강은 사람에게 어떤 해악을 끼치고 강답게 잘 관리된 강은 또 사람에게 어떤 보람을 안기는지도 함께 보여줬다고 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취재한 내용을 신문으로 편집하는 과정에서는 당사자들의 관점이 들어가게 마련이랍니다. 기사를 중요도와 무관하게 죽 늘어놓기만 해서는 신문이 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중요하게, 사소한 것은 사소하게 취급해야 맞습니다. 큰 것은 크게 하고 작은 것은 작게 하는 편집이어야 하겠지요. 


첫째 날 현장 취재를 마치고 돌아와 이튿날 해당 학교에서 진행한 신문 만들기 전체를 두고 보면 이런 가치 매김을 제대로 못한 듯한 편집도 때로는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 해보는 작업임에도 재빨리 취지를 알아차리고 그에 걸맞게 기사를 작성·배치하는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양산여고 학생들이 만든 <큰빛일보>를 보기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지면을 세로로 둘로 나눠 왼편에는 낙동강을 다루고 오른편에는 섬진강을 실었습니다. 왼편은 크게 보이고 오른편은 작게 보인답니다. 


원래 모습대로 남아 있는 섬진강보다 참담하게 망가진 낙동강이 학생들 마음에 좀더 뚜렷하게 새겨졌던 모양입니다. 섬진강 쪽 기사에다 붙인 제목 '어쩌면 마지막 모래들'은 문학적이기까지 합니다. 섬진강에다 4대 강 사업을 할 계획을 정부가 세우고 있다니까 그런 절실함이 느껴졌나봅니다. 


진주 개양중 학생들의 <개양도민일보> 경우는 사진을 큼지막하게 써서 전체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풍겼습니다. 큰 기사에는 큰 사진을 쓰거나 두 장을 쓰고 작은 기사에는 작은 사진 하나씩 썼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인데도 이렇게 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입니다. 


이 밖에 삼가고 학생들의 <4대강신문>은 내용을 가장 골고루 담았습니다. 머리기사로 낙동강 4대 강 사업의 문제점을 짚은 다음 섬진강의 현재와 미래 모습까지 나름 담아냈습니다. 


이렇게 만든 신문들에는 대체로 두 가지 심정이랄까 생각이랄까가 담겨 있었습니다. 하나는 즐거움이고 다른 하나는 안타까움이었습니다. 학생들 스스로가 그런 느낌을 품었던 것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장면입니다. 창원 창덕중 학생들이 만든 <남한신문> 1면 머리기사는 아이들이 섬진강에 들어가 잡은 재첩을 손을 모아 함께 모은 사진을 쓰면서 큰 제목을 "살아 숨쉬는 섬진강"으로 잡고 작은 제목은 "낙동강의 재첩은 어디로 갔나"로 적었습니다. 


합천 삼가고 학생들이 만든 <우리 강을 부탁해>를 비롯해 여러 신문들도 볼수록 참담한 낙동강과 보기에도 그럴듯한 섬진강을 대조시키는 기사를 머리에 올렸습니다. 


'수철이 공원에 가다'라고 하는 만화도 있었습니다. '어제 수철이가 낙동강 수변에 가족끼리 소풍을 갔는데 풀이 무성하고 관리도 돼 있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 어제 수철이의 상처받은 마음에서 낙동강이 받은 상처도 보이는 것 같다.' 



김해여중 학생들의 <꿀잼일보>는 낙동강을 다녀온 소감과 섬진강을 다녀온 소감이 얼마나 다른지를 만화로 나타내 보이기도 했습니다. 


같은 김해여중 학생들의 <화장실에서 보고 싶은 신문>은 조그마한 소재로 문제의 핵심을 표현하는 솜씨를 보여줬습니다. "아이들의 비명, 낙동강에 무슨 일이……?!"는 호국의병의숲 공원의 관리되지 않은 화장실을 통해 사람이 손쉽게 찾아갈 수 없는 데 들이세운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섬진강 관련 기사를 쓰면서는 새발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 모래밭을 사진으로 담아 '사람과 다른 생명의 공존 현장'을 실감있게 보여줬습니다. 


한편으로 이른바 '4대 강 살리기 사업'을 밀어붙인 장본인에 대한 재치있는 비판도 적지 않았습니다. 창원 문성고 학생들이 만든 <문성일보>의 4컷만평은 이랬습니다. 


"4대 강 사업은 사기(士氣)보다는 사기(詐欺)를 보여주고 생태계의 왕 사자보다는 사자(死者)를 부르고 (우리는) 사재(私財)보다는 사죄를 바랍니다." 



양산여고 학생들의 <짜요일보>는 문제의식이 넘쳤던 모양인지 1면 전체를 이런 비판으로 깔았습니다. 지면 전체가 좀 빡빡하기는 하지만 눈에 확 들어오는 제목부터가 남달랐습니다. 


"死대강 死대악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가 머리기사 제목이고 그 아래에는 "4대 강 사업 왜 했니?" 기사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비롯한 장본인들을 비판했습니다. 


물론 한 번 이렇게 해 본다 해서 당장 무슨 변화·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요. 하지만 실제 한 번 겪어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차이가 적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2015년 7월과 8월 10대 시절 어느 여름날, 망가져 본모습을 잃은 강과 본모습이 제대로인 강을 대조해 본 경험은 학생들한테 두고두고 어떤 자연생태를 바라보는 지침으로 작용하지 않을까요. 


또 스스로 기자가 돼서 어설프지만 그래도 열심히 신문을 만들어봤던 기억은, 신문을 보는 안목 또는 신문을 통해 세상을 보는 안목을 조금이라도 키워주지 않을까요. <끝>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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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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