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 경남 맹금류네트워크 워크숍에 갔다가 알게 된 것들입니다. 국립생태원 동물병원부 김영준 박사 발표였습니다. 주제는 ‘독수리 구조 실태와 보호 방안’이었는데 독수리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좌장을 맡았던 국립습지센터 박진영 센터장과 ‘경남 독수리 활동 현황과 주요 특징’을 발표한 오광석 봉곡초교 선생님한테서도 많이 배웠습니다. 그냥 되는대로 한 번 정리해 봅니다.

 

1. 한 살짜리 독수리 생존율은 17%

 

독수리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43-1호(문화재청)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환경부)입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NT(위기근접 Near Threatened)종으로 분류해 놓았다고 합니다.

 

독수리는 여러 차례 여러 개 알을 낳지 않습니다. 한 해에 한 번밖에 낳지 않는데, 그것도 딱 하나만 낳는답니다. 이런 때문에 독수리는 마릿수가 늘어나기 어렵고 오히려 갈수록 줄어들 개연성이 높다고 합니다.

 

김영준 박사 발표 모습.

 

알을 낳고 품는 시기는 2~8월, 알 품는 기간은 60일 안팎, 둥지에서 새끼를 기르는 기간은 3~4개월(최장 6개월)이라 합니다. 이렇게 태어났어도 어른새가 되기까지는 정말 멀고도 험한 길을 가야 합니다.

 

한 살짜리는 생존율이 17%밖에 안 된다 하고 세 살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생존율은 10.6%로 조사됐다고 했습니다. 세 살이 넘은 독수리들은 생존율이 74%에 이르는데, 이처럼 어린 새들 생존율이 떨어지다 보니 전체 독수리 평균 생존율은 40% 안팎에 머무른답니다.

 

독수리가 어른이 되는 데는 최소 6년이 걸리고 수명은 사람이랑 비슷합니다. 세로 길이=키는 100cm 안팎이고요, 날개를 펼친 가로 길이는 250~295cm로 황새나 두루미보다 큽니다.

 

몸무게는 8kg 남짓인데 수컷이 암컷보다 좀 무거운 편이라고 합니다. 다른 새들은 대체로 수컷이 조그맣고 암컷이 크다는데, 독수리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김영준 박사가 말해준 가장 유력한 가설은 이렇습니다.

 

사냥을 하는 데는 몸이 작을수록 유리합니다. 그래서 수컷이 작습니다. 반면 알을 따뜻하게 품는 데는 몸이 클수록 유리합니다. 그래서 암컷이 큽니다. 독수리는 수컷도 사냥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몸집이 작을 필요가 없습니다. 독수리는 암컷뿐 아니라 수컷도 알을 품습니다. 그러므로 수컷 몸집이 커도 나쁘지 않습니다.

 

좌장을 맡아 워크숍 전체를 이끈 국립습지센터 박진영 센터장.

 

2. 못 먹어도 살 수 있도록 최적화된 독수리

 

제가 보기에 독수리는 가난해도 살 수 있도록 최적화돼 있는 동물입니다. 독수리는 아무것도(물조차) 먹지 않고도 7일 이상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독수리는 고기 0.8~1kg만 먹어도 1주일을 활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알기로 황새는 하루에만도 0.5~1kg 먹이를 먹습니다.

 

이처럼 평소에도 먹이를 많이 먹지 않기 때문에 독수리는 먹지 않아도 크게 살이 빠지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김영준 박사는 보통 몸무게에서 1kg만 빠져도(7kg) 그 독수리는 기아(飢餓) 상태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독수리는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에너지 소비를 최대한 억제하는 것입니다. 기류를 탈 수 없으면 잘 날지도 않습니다. 활동 시작은 오전 10시께 합니다. 오전 10시는 해 뜨고 세 시간쯤 지나 상승기류가 막 만들어지는 시간대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최고 비행 속도 시속 40km로 돌아다니다가 오후 4~5시에는 모두 둥지로 돌아갑니다.

 

 

아예 몸 자체가 잘 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날개를 움직이는 가슴근육이 발달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많이 날아다니고 많이 움직이고 많이 먹는 황새 또는 다른 맹금류와 대조적입니다. 물론 다른 새들도 상승 기류를 타지만 독수리처럼 적게 날개를 퍼덕이는 새는 보기 드물 것입니다.

 

사냥으로 먹고사는 다른 맹금류들은 발톱이 아주 뾰족하지만 독수리는 발톱이 덜 날카로우며, 길지 않고 짧습니다. 독수리는 부리도 힘은 센 반면 날카로운 정도는 다른 맹금류에 처집니다. 대신 다리는  굵고 힘도 셉니다. 죽은 고기를 뜯어먹기 좋도록 돼 있는 셈입니다.

 

독수리는 또 사냥을 하는 다른 맹금류들보다 훨씬 알뜰하게 먹이를 발라먹습니다. 사냥을 해서 먹을거리를 챙기는 말똥가리나 참수리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 힘줄 따위조차 독수리는 빠짐없이 챙겨 먹는다고 합니다. 뼈다귀에 붙은 살점이 5mm만 돼도 그런 새들은 입질하지 않지만 독수리는 1mm뿐이어도 알뜰하게 발라 먹습니다.

 

독수리에서 독(禿)은 대머리를 뜻하는 한자입니다. 독수리는 왜 대머리가 됐을까요? 이는 고기 뜯어먹기와 관련이 깊습니다. 김영준 박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머리를 처박고 살과 내장을 쪼아 먹을 때 피나 살점이 들러붙지 않도록 하고 햇볕을 바로 받아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머리가 벗어지는 쪽으로 진화됐다’고 찰스 다윈은 이야기했습니다.”

 

 

3. 독수리한테 콩팥이 많은 까닭

 

독수리는 콩팥이 여섯 개나 된다는 것도 놀랍고 신기한 노릇이었습니다. 몸에서 노폐물을 걸러 오줌으로 빼내는 기관이 바로 콩팥(신장)입니다. 사람은 두 개 있습니다. 말하자면 짜낼 수 있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짜낸다는 것입니다.

 

독수리는 또 체온이 높습니다. 사람이 36.5도인데 독수리는 42도랍니다. 우리가 목욕탕에서 좀 뜨겁다고 느끼는 온탕 온도가 바로 42도입니다. 따라서 행여 지치거나 배고픈 독수리를 만났을 때는 찬 물을 주면 안 되고 오히려 조금 데워서 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시원하라고 찬 물을 줬다가는 좋은 뜻과는 달리 독수리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새들 가운데는 사람 또는 사람살이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것들이 많은데 독수리도 그렇답니다. 백로는 봄에 농부들이 논밭을 갈아엎는 뒤를 따라다닙니다. 땅 속에 있던 벌레들이 드러나 보이기 때문이랍니다. 백로들한테 농부는 먹음직한 밥상을 풍성하게 차려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4. 죽은 고기라도 썩기 전에 먹는다

 

 

독수리가 몽골에 많이 사는 까닭도 비슷합니다. 몽골 사람들은 유목을 많이 합니다. 소와 말과 양 그리고 낙타 등등 많은 무리를 이 들판 저 들판 옮겨다니며 기르는데요, 그러는 과정에 죽는 가축도 나올 수밖에 없고 그 죽은 고기를 독수리가 양식으로 삼는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냥 생각 없이 독수리는 썩은 고기를 먹는다고들 하는데 김영준 박사는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죽은 동물의 고기를 먹을 뿐이지 썩은 고기는 독수리도 먹지 않는다는 얘기랍니다.

 

독수리도 입맛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기야, 뭐든지 썩기 전에 먹어치워야 세균이 번식한다든지 하는 나쁜 작용을 없애는 청소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태계 청소부 거룩한 존재로 일컬어집니다.

 

5. 지구 독수리의 10%가 찾는 우리나라

 

이런 독수리가 얼마나 살고 있을까요? 지구를 통틀어 1만5000~2만 마리 있는데 80%가 아시아 대륙에 산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새인데요, 대략 1500(1000~2500)마리가 찾아온답니다.

 

우리나라서는 문화재청이 2002년부터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스무 차례 조사했다고 합니다.(그뒤로는 뚜렷한 까닭도 없이 조사를 않고 있답니다.) 문화재청 조사를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가 적게는 250마리 많게는 2500마리 평균으로는 1500마리입니다.

 

경남을 찾는 독수리는 고성 500마리, 창녕(우포늪) 100마리 김해(화포천) 200마리 해서 모두 1000마리 안팎입니다. 지구에 있는 독수리의 10%가 우리나라를 찾고 다시 그 절반이 경남을 찾습니다. 오광석 선생님은 경남 일대를 독수리 국제보호지역으로 설정해도 될 만큼 중요한 곳이라 했습니다.

 

 

옛날에도 이렇지는 않았습니다. 동네 할매 할배 이야기를 들어보면, 30~40년 전만 해도 독수리가 거의 없었습니다. 상대적으로든 절대적으로든, 독수리 먹을거리가 30~40년 사이에 많아졌다는 얘기입니다.

 

6.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는 어린 녀석들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는 과연 몇 살 짜리들일까요?  한 살 또는 두 살 짜리가 90%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구조되는 독수리의 절반 가량이 기아·탈진이 원인이랍니다. 이또한 우리나라를 찾는 독수리가 어린 녀석이 대부분인 때문이라 합니다.

 

여섯 살 이상으로 다 큰 어른 새는 어린 녀석과 달리 겨울을 나기 위해 날아다니지 않습니다. 몽골에 눌러살면서 알을 낳고 품고 기를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김영준 박사. 독수리 마릿수 조사는 계속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 기초조차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다 큰 새들한테 밀려나 몽골에서 먹이를 얻기 어렵게 된 어린 새들만 우리나라까지 날아옵니다. 게다가 강원도 철원이 아니라 경남 이곳저곳에 오는 녀석들은 더 불쌍합니다. 철원서조차 먹이 확보를 못할 만큼 힘없고 약한 녀석들이 밀려 내려오는 것입니다.

 

경남은 독수리 먹이 주기가 지속적·안정적으로 이뤄지는 곳입니다. 올해로 14년째 먹이를 챙겨주는 독수리 아빠 김덕성 선생님은 고성 들녘에서 하고요. 이인식 선생님과 곽승국 화포천습지 생태학습관 관장은 저마다 창녕 우포늪과 김해 화포천 가까이에서 하고 있습니다.

 

생태계 청소부로 살아가는, 자기네야 그냥 별 뜻 없이 생긴대로 살아갈 따름이겠지만, 저는 그런 삶에 최적화된 이런저런 조건들이 알면 알수록 눈물겨웠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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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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