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

송건호언론상, 경남도민일보와 프레시안 선정이유

기록하는 사람 2013. 12. 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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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공개되었듯이 2013년 제12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에 경남도민일보와 프레시안이 선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17일) 시상식이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립니다.


수상 소감은 나중에 따로 올리겠지만, 청암언론문화재단이 발표한 선정 사유를 여기에 기록으로 남깁니다.


한겨레신문사와 청암언론문화재단은 제12회 ‘송건호언론상’의 수상자로 ‘경남도민일보’와 언론협동조합‘프레시안’을 뽑았습니다. 이 상은 한겨레신문사 초대 사장으로 언론 외길 40년을 언론자유와 진실보도를 위해 바쳤던 고 청암 송건호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02년 제정됐습니다. 


개혁언론의 기치 아래 도민들이 주주로서 1999년 창간한 경남도민일보는 경영과 편집의 분리, 노사공동경영, 독자의 지면평가, 독자권익보호를 제도적으로 보장했으며, 곧은 비판정신으로 지역사회를 감시하는 동시에 지역민을 충실히 대변하여 언론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2001년 관점이 있는 뉴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로 출범한 프레시안은 심층취재와 기획보도로 인터넷매체의 차별화와 성장에 기여하는 한편 시대의 부조리를 지속적으로 고발했습니다. 어려운 매체시장 환경에 맞서 보도의 자율성을 수호하고자 올해 6월에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하여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두 수상자의 언론의 독립을 향한 열정과 실천을 높이 평가하여 이 상을 드립니다.



-시상식: 2013년 12월 17일(화) 오후 6시30분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한국언론회관 19층 기자회견장


-심사위원: 이해동(청암언론문화재단 이사장) 김태진(도서출판 다섯수레 대표) 방정배(성균관대 명예교수) 김동규(한국언론학회장) 유의선(한국방송학회장) 김서중(한국언론정보학회장)


제12회 송건호언론상 경남도민일보 • 프레시안 선정 사유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제12회 송건호언론상’의 수상자로 ‘경남도민일보’와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을 선정했습니다.


개혁언론의 기치를 들고 1999년 5월 11일 경남지방 종합일간지로 창간된 경남도민일보는 지역언론의 모범으로 손꼽힙니다.


심사위원회는 경남도민일보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그 배경에 주목했습니다.


우선, 6천여 도민이 주주로 참여한 소유구조는 특정세력의 사유화를 원천적으로 방지하여, 일부 ‘토호언론’에서 보이는 병폐를 예방할 수 있었고, 권력과 자본, 억압과 회유에 맞서 보도의 자유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1999년 경남도민일보 창립 주주총회 모습.


편집권은 기자들이 공유하되 편집국장이 최종권한과 책임을 가지며 회사는 편집권을 침해할 수 없다는 ‘경영과 편집의 분리’ 원칙을 편집규약에 명문화 했으며, 편집국원 인사에 대하여 편집국장의 재량권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영진 중간평가제, 편집국장 임명동의제, 노사 동수의 노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수평적 의사소통과 민주적인 운영방식을 지향했습니다.


그리고 2000년부터 지면평가위원회를 설치하여 독자들의 비판과 의견이 지면제작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고, 독자권익위원회(고충처리인)제도를 운영하여 독자와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객원기자제도를 현실화하여 지면을 도민들에게 개방하였습니다. 이는 언론이 지역에서 권력으로 군림하는 폐단을 견제하는 길을 제도적으로 보장한 것입니다. 


구성원들의 노력 또한 돋보입니다. 임직원은 1999년 5월 사원윤리강령, 2002년 2월에는 기자실천요강을 제정하여 신문사의 지위를 이용하여 금품, 향응,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일을 스스로 규제했고, 이에 따라 신문사는 언론자유 수호와 품위유지, 부적절한 외부활동 금지를 강력하게 요청하였습니다. 나아가 윤리위원회를 통해 윤리강령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때로는 조직 내 비리를 외부에 공개하고 반성하여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지역신문발전특별법에 따라 전국 106개 지역신문사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 2005년 최우수 신문사로 선정되었고 이후 9년 연속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은 경남도민일보의 공신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합니다.


지역에 밀착하여 지역민을 대변하고 약한 자를 보호하는 것이 지역언론의 바른 길이며 살 길이라는 신념은 밀양 송전탑 건설과 도립 진주의료원 폐업 관련 보도에서 잘 드러납니다.


2005년부터 송전탑 문제를 600여건 이상, 금년에는 진주의료원 논란을 700여건 이상 지속적으로 보도하여 지역문제를 현장에서 다각도로 깊이 있게 분석했고 소수자의 의견도 충실히 반영하였습니다. 특히 2013년 10월 11일자에 ‘특집 송전탑 프로젝트’를 4면에 걸쳐 집중 보도하여 이 문제의 핵심은 집단이기주의나 폭력사태가 아닌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려는 국가 에너지정책과 그 강제추진 방안임을 상기시키며 여론과 정책의 변화를 촉구하였습니다. 이는 지역언론의 지평을 넓히고 존재의의를 증명하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2001년 9월 24일 고급정론지를 지향하며 출범한 이래 오늘날 대표적인 인터넷매체로 자리잡은 ‘프레시안’은 2013년 6월 1일 언론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며 제2창간을 단행했습니다. 


단편적이고 선정적인 정보가 범람하는 온라인 공간에서 ‘관점이 있는 뉴스’ 제공을 위하여 프레시안은 지난 십여 년간 심층보도와 기획기사를 통해 차별화된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였습니다. 동시에 황우석 사태, 한미FTA, 삼성 반도체공장 백혈병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파헤쳐 과학권력, 정치권력, 기업권력에 맞서며 우리사회의 부조리를 감시하고 진실을 수호하기 위하여 분투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여와 호평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매출이 저조한 온라인매체 시장의 구조적인 한계로 인하여 프레시안은 만성적인 경영 불안정을 겪습니다. 경영난를 극복하고자 독자, 후원자와 유대를 강화하고 오프라인 사업을 벌이는 등 자구책을 찾았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습니다. 

 

한때 자본과의 제휴를 통한 생존 방식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언론의 자유가 본질적으로 침해 받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자본을 택하지 않고 언론사로서는 국내 최초로 협동조합 체제로 전환하였습니다. 세계적으로 협동조합 언론매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성 언론이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예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 의의는 큽니다.


이제 프레시안은 생명∙평화∙평등∙협동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며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 건강한 대안언론으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생존과 언론자유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국언론계는 이들의 미래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12회 심사위원회는 송건호 선생이 강조한 정신 중에서 올해는 ‘언론의 독립’이라는 관점에서 후보자들을 심사했습니다. 자유언론을 위해서는 언론인 개인의 신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언론사의 제도적 장치가 확립되고 구성원의 의식이 투철할 때 ‘언론독립’은 이상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수상자를 뽑았습니다.


심사위원회는 두 수상자가 언론의 독립을 이룰 수 있는 구조와 제도를 도입하고 운영하는 동시에 그 실천을 위하여 구성원들이 고민하고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하여 이 상을 드립니다. 


심사위원회는 이 상이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좋은 언론을 만들고 지키고자 격려와 지지를보내고 헌신한 두 언론사의 주주, 조합원, 독자, 필진, 임직원들에게 기쁨과 격려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2013년  12월  17일 청암언론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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