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 후원 기업 자녀들과 함께하는 네 번째 습지 생태·문화 기행은 창녕으로 갔습니다. 창녕은 자연 환경이 아름답고 문화유적들이 오밀조밀하게 널려 있어 볼거리 누릴거리가 많습니다.

 

게다가 우포늪(소벌)은 체험학습장소로 많이 활용되고 있어 아이들에게는 친숙한 곳이기도 합니다. 우포늪(소벌)에 도착하자 "어! 우리 여기 소풍 왔었는데" 하며 너도나도 반가워합니다.

 

같은 장소지만 찾는 계절마다 풍광이 다르고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느끼고 담아가는 바가 다르답니다. 소풍으로 또는 집안 나들이로 다들 몇 번씩은 찾았을 우포늪(소벌)을 이번에 아이들은 '우포늪 왜가리' 이인식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1. 우포늪을 사랑하는 왜가리 선생님

 

'우포늪 왜가리'는 바로 옆 세진마을에 살면서 우포늪(소벌)을 속속들이 보듬고 사랑합니다. 이번 기행이 어떻게 색달랐는지 어떤 새로운 것들을 마음에 새겼는지가 아이들이 쓴 글에서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전망대에서 왜가리 선생님이 설치해 준 탐조기구로 새를 보고 있습니다.

 

"우포늪에서 물밤을 주웠다, 그것으로 목걸이로 만들었다. 예쁘다. 전망대에 올라가 늪에 있는 새들을 보니 청둥오리 같은 새들이 많았다. 오리가 있는 것을 보니 그곳은 수심이 깊은 것 같았다. 창녕 우포늪은 겉으로 보기엔 물이 탁하지만 실제론 깨끗했다.

 

왜냐하면 물에 있는 어떤 물체들이 오염된 물질을 먹어서이다. 저번에 학교 소풍으로 갔을 땐 '별로'였는데 이렇게 가니까 못 보았던 것과 더욱 신기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흔히 볼 수 없는 따오기까지 보았다."(석전초등학교 6학년 김보민)

 

따오기복원센터에서.

 

2. 지겨운 듯이 간 우포늪을 새롭게 보게 만든 것은?

 

"창녕 우포늪은 너무 많이 가봐서 지겨운 듯이 갔는데 설명해주시는 왜가리 선생님께서 설명을 너무 재미있게 해주시고 아는 것도 많으셔서 새로운 느낌이었다. 학교에서 우포늪을 갔을 때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서 재미가 없었는데 여기서 가는 것은 재미있었다.

 

앞에 보이는 뭉툭한 나무는 새들이 스물한 채나 집을 지어 놓고 사는 아파트랍니다.

 

왜가리 할아버지가 사는 마을 구경을 했는데 사진작가께서 우포늪 사진을 예쁘게 해 놓으신 것 같아 즐겁게 감상했다. 또 지나가는 길에 할머니가 있었는데 할머니께서 콩 그리고 팥에 대해 자세히 가르쳐 주셔서 재미있었다. 다음 여행도 기대된다."(중동초등학교 6학년 신현경)

 

 

"우포늪에서 왜가리 선생님의 조수가 되었다. 선생님과 함께 우포늪을 탐방했다. 생애 처음으로 따오기를 보았다. 멀리서 봤다. 우포늪은 많이 가서 익숙하다. 그대로 안 가 본 곳에 가서 재미있었다."(용호초등학교 5학년 이상훈)

 

 

"우포늪에 가기 전에 람사르마을(세진마을)에 갔다. 선생님 이름이 왜가리였다. 인사도 '왜가리' 하면 '왝왝', '왝왝'하면 '왜가리', 이런 방법이었다. 마을에서 콩·팥·깨·연꽃을 보았다. 그다음 우포늪으로 가서 나무 사이에서 나는 바람 소리를 듣고 곤충·꽃들을 보고 느꼈다.

 

자연이 어떤 것인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선생님들은 너무 귀찮았을 텐데도 대답도 꼬박꼬박해주시고 많이 리드해주셔서 감사했다."(대원초등학교 5학년 박민) "

 

한 아이에게 왜가리 선생님이 감을 따서 먹여주고 있습니다.

 

왜가리 선생님이랑 함께하면서 동물과 식물에 대해서 알았다. 내가 몰랐던 지식이 머릿속으로 많이 들어왔다. 겨울에 오는 새, 여름에 오는 새에 대하여 더 자세히 알았다. 또 벌이 꿀을 먹으려다가 실수를 했는데 다시 꿋꿋하게 포기하지 않고 다른 꽃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나도 실수했다고 좌절하면 안 되겠다."(신남초등학교 5학년 양현석)

 

늪가에 앉아 몸과 마음으로 자연을 누리는 아이들.

 

 

3. 창녕에는 우포늪만 있지는 않다!

 

보고 듣고 만지고 배우고 만들고 그러다 보니 우포늪(소벌)에서 '왜가리' 선생님과 함께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창녕 곳곳에 널려 있는 문화재를 돌아봤습니다.

 

네 번째 기행을 하면서 아이들이 사물을 바라보고 마주하는 자세가 한결 의젓해졌음이 절로 느껴졌습니다. 송현동 고분군, 영산 석빙고와 만년교, 옥천사터를 돌아보면서 든 생각을 이렇게 적었답니다.

 

송현동고분군에서.

 

"창녕박물관 앞에 대형 고분을 비롯하여 중소형 고분이 여러 개 있었다. 특히 대형 고분은 엄청나게 커서 한 번 올라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대형 고분은 마치 언덕을 축소한 듯한 모습으로 정말 멋있다. 둘러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고분을 하늘에서 보면 정말 멋지겠다. 다음에 혹시라도 기회가 있으면 봐야지."(용남초등학교 5학년 김혜리) "

 

4. 영산석빙고도 기억에 뚜렷하게 남았고

 

창녕 기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석빙고이다. 내가 석빙고 안을 구경했을 땐 바위로 둘러싸이고 문은 닫혀 있어서 얼음을 보관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석빙고 위에 올라가서 쉴 때 다리가 시원해서 석빙고에서 얼음을 보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대방중학교 1학년 박주완)

 

영산석빙고.

 

"오늘 간 곳 중에서 인상에 남는 곳은 석빙고다. 안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문 앞에서 봐도 다~ 보였다. 그것이 사진에는 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깝다.

 

그리고 아이(eye=눈) 카메라로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그 느낌이 아직 생생하다. 내 머릿속에다 많은 곳들을 다 기억해줄 것이다."(석동초등학교 3학년 김예은)

 

아이들이 석빙고 들머리에 들어가 안쪽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석빙고를 찾아가기 전에는 정말로 얼음이 석빙고 속에 있으면 녹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예전에는 되었지만 지금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석빙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고 믿지 않았었다. 하지만 곧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직접 보는 게 100번 듣는 것보다 낫다는 말 이제 이해할 수 있다. 영산 석빙고는 생각보단 작았지만 짐작했던 것보다는 아주 잘 작동하였다.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어서 밖에서 볼 수밖에 없었지만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다.

 

석빙고에 올라가 떼구르르 구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

 

그곳을 보니 지금은 얼음을 보관해두지 않지만 그곳 바위에 성에가 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석빙고를 돌아보고나니 옛날 우리의 조상들께서 지금 즉 과학이 발달한 현대인들보다 더 현명하신 것 같다."(석동초등학교6학년 김예지)

 

5. 신돈이 태어나 자란 옥천사터도 흥미로웠다

 

옥천사터 들머리. 이렇게 표지판이 있어도 모르는 사람 눈에는 보이지가 않는답니다.

 

"오늘 가장 인상깊고 흥미로웠던 곳은 옥천사지다. 옥천사는 고려시대에 개혁을 시도하였으나 실패해 권력을 잃고 목숨까지 잃은 스님인 신돈이 태어나 자란 곳이라고 한다.

 

깨어져나간 유적 위에 서서.

 

당시 권문세족들이 양민들의 땅을 빼앗고 노비로 만들자 개혁을 추구하고자 한 공민왕이 신돈을 등용해 변정도감을 설치하고 노비를 줄이려 했다. 하지만 자신의 권력이 위협을 받자 권문세족은 신돈을 쫒아내고 죽이고 신돈이 태어나 자란 옥천사마저 허물어버린다.

 

석탑 석등 따위 망가진 유물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옥천사터.

 

옥천사터에 가면 근처에 버려진 석탑·석등의 부서진 돌조각들만 있다. 설명이 없었다면 그곳이 절터라는 사실도 알기 어려울 듯했다. 불교 나라인 고려에서 석탑과 석등을 징으로 내려치거나 쐐기를 박은 자체가 상상이 잘 안되지만 사실인 것 같다."(대방중학교 2학년 박소열)

 

"이번에 탐사를 간 곳 중에 영산 만년교라는 다리가 있었다. 무지개를 강 위에 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홍교였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홍 뭐시기라고 불렸던 것 같다. 그리고 만년교 근처에 비문 1개가 있는데 그 비문이 13살 아이가 썼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구산중학교 2학년 이옥해)

영산석빙고 바로 옆 영산만년교에서.

이제 습지 생태·문화기행은 낙동강 하구와 다대포 일대를 찾아가는 마지막 일정(11월 3일)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함께 하는 동안 생각이 한 뼘은 훌쩍 자란 것 같은 아이들이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놓을지 궁금해지는데요. 하하.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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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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