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집니다. '전라도 구례 멋진 장터와 화엄사 운조루 1' 다음입니다. 먼저 구례장을 둘러보고 하한산장에서 참게수제비를 맛나게 먹은 다음 화엄사로 함께 달려갔습니다.

 

화엄사라 하면 사람들은 보통 각황전이나 사사자삼층석탑을 얘기합니다. 저도 여기 들렀으니 그 얘기를 하기는 하겠지만 많이 하지는 않겠습니다. 남들 다 하는 얘기에서 새롭고 다른 내용을 제가 더할 수 없는데도 그리 한다면 그것은 글쓰기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입니다.

 

대신 다른 말을 많이 하겠습니다. 이를테면 들머리 있는 빗돌 같은 것입니다. 아마 조선 시대에 이 절간을 중수한 데 대한 기념비입니다. 이수랑 재질이 다릅니다. 빗돌이 좀 무른 것 같습니다. 머리에 이는 이수는 그러니까 단단한 녀석으로 튼튼하게 하고 몸통 빗돌은 그리 하지 않았습니다.

 

 

 

거북이 발을 내려다봤습니다. 아주 투박하게 생겨먹었습니다. 신라나 백제는 물론 고려 시대 작품들을 봐도 그 맵시가 나름 날렵하고 빼어나기 십상인데 이 거북의 발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세련됐다기보다는 평범한 보통 사람 같습니다. 꼬리는 생동하는 느낌이 제법 듭니다. 휘감아 흐르는 듯한.

 

 

일주문에서 해설사를 만났습니다. 오늘 해설사는 설렁설렁, 어디든 크게 머물거나 매이지 않고 지나갑니다. 나름 마음에 듭니다. 설명을 건성으로 들으면서 금강문 천왕문을 지나 보제루(普濟樓)로 갑니다.

 

 

보제루는 이 절간 공식 으뜸 건물인 대웅전과 마주보고 있습니다. 이름만으로도 대단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밝힌 바, 세상 만물을 몽땅 제도(濟度)하겠노라는 다짐이 담긴 건물입니다. 아마 대웅전에서 울려퍼지는 설법을 듣는 자리로 마련됐을 법한 건물입니다.

 

 

 

보제루 기둥들이 휘영청 멋집니다. 이리 구불 저리 비틀 춤을 춥니다. 주추와 맞닿는 자리는 돌팍 흐름대로 나무를 깎아냈습니다. 이리 춤추는 기둥들을 지나 오른쪽 옆구리로 오르면 너른 마당이 터져나오면서 절간 건물과 산악과 하늘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마당도 마찬가집니다. 가까이와 멀리에 자리잡은 삼층석탑이 눈길을 끌어당깁니다. 그 너머로는 각황전이 있습지요. 화엄사 공식 으뜸 건물은 대웅전이지만 비공식까지 쳐서 으뜸은 바로 각황전입니다.

 

 

 

 

 

대웅전과 각황전 사이에 있는 홍매화.

 

각황전은 언제나 시원하거나 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돕니다. 공간이 높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바람이 세로질러 흐르기에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해설사는 일행을 각황전 뒤쪽으로 이끕니다. 각황전에 불을 지르려 했던 사람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개신교 교도인데, 이 해설사는 굳이 그런 얘기는 입에 담지 않았습니다.

 

 

각황전 뒤편 석축.

 

각황전 뒤편 모습.

 

 

각황전 부처님.

 

다만, 건물에 불이 잘 붙지 않도록 들기름을 잔뜩 먹였다고만 했습니다. 아울러, 각황전 뒤편 석축을 수직으로 쌓지 않고 위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뒤로 물리는 식으로 쌓아 지나치게 가파르지 않고 조화롭다는 얘기를 덧붙였습니다. 사사자삼층석탑 올라가는 길은 짧지만 그럴 듯합니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비탈은 살펴보니 동백숲이었습니다. 채 지지 못한 꽃봉오리를 아직 놓지 못한 가지도 적지 않았습니다.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붑니다. 사사자삼층석탑에 대해서는 정말 너무 많은 기록과 묘사와 표현이 있습니다. 제가 한 마디 걸치면 바로 그 순간에 쓰레기가 될 것입니다.

 

 

 

 

저는 다만, 뒤쪽 굽은 소나무의 쓰임새가 무척 고맙다고만 해놓겠습니다. 솔그늘 아래 들어서 사사자삼층석탑을 사람들은 지긋하게 누리고 즐깁니다. 거기 사진도 찍습니다. 그러고 걸어나와 사사자삼층석탑 옆구리나 앞자리에 모여 다시 사진을 찍습니다. 화엄사 탐방 인증이 완성되는 순간입니다.

 

사사자삼층석탑 앞에서 바라본 대우전과 뒤편 산악들.

 

대웅전 앞마당을 다시 가로질러서, 일행은 구층암으로 갑니다. 예전에는 구층암 가는 길이 공식 해설 경로에 들어 있지 않았는데, 모과나무를 다듬거나 가꾸지 않고 그대로 쓴 자유로움과 자연스러움이 크게 소문을 타면서 지금과 같이 바뀌었습니다.

 

구층암 가는 500m 가량 되는 거리는 걷기에 딱 알맞았습니다. 가파르고 조릿대가 있는 길로 가지 않고 암자 뒤쪽으로 이어지는 길로 갔습니다. 그랬더니 삼층석탑이 건물이랑 어긋나게 앉아 있었습니다. 구층암에서는 이런 어긋남조차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고 합니다.

 

 

 

구층암에서 으뜸은 스님들 머무는 요사채 두 기둥입니다. 보시는 그대로 모과나무를 통째로 손대지 않은 채로 썼습니다. 굽이진 그대로 불룩한 그대로입니다. 구층암 뜨락에 심겨 있는 살아 있는 모과나무랑 썩 잘 어울립니다. 싹 트고 잎 나고 꽃 피고 하는 것만 다릅니다.

 

 

어디에선가, 남쪽 비탈에 있던 모과나무는 남쪽 기둥으로 썼고 북쪽 비탈에 있던 무과나무는 북쪽 기둥으로 썼다는 말을 들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가만히 들여다봤습니다. 아 글쎄 그랬더니, 날로 쓴 모과나무 기둥 한가운데에, 그대로 박혀 있는 돌팍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모과나무와 그 아래에 있던 돌이 오랜 세월 뒤엉겨 지내는 바람에 둘을 떼어놓기 어렵게 되자, 기둥으로 쓰려던 목수가, 에라 그대로 쓰자! 뭐 대수냐! 이랬을 것 같습니다. 또 위를 쳐다보니, 다듬지 않은 나무라도 다른 나무랑 맞물리는 결구는 정확하게 나 있었습니다.

 

나무와 돌이 하나로 엉겨 붙은 모습.

 

결구.

 

구층암 이런저런 건물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거북이를 탄 토끼(또는 토끼를 태운 거북)가 있습니다. 하나는 거북이랑 같은 방향을 보고 있고 다른 하나는 거북이랑 반대 방향을 보고 있습니다. 이게 무엇이냐 매달리는 대신, 그냥 재미 있구나 이러고 바라봅니다.

 

앞에 보이는 것이 거북이 꼬리.

 

 

절간에 많이 등장하는 용이 여기에서라고 나오지 않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용들이 죄다 근엄하지 않습니다. 표정이 우스꽝스럽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망가다가 돌아선 것 같은 도둑고양이 모양도 있습니다. 이런 것 제대로 살피면서 보면 시간 가는 줄 알기가 어렵습니다.

 

 

 

차도 한 잔 마셨습니다.

 

도로 걸어 내려옵니다. 내려오면서는 보제루의 또다른 쓰임새를 봅니다. 저기 깊숙한 데 스며 있는 선선한 기운을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활용을 합니다. 대웅전 앞 뜨락은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는 연등으로 아롱져 있습니다. 4월 13일 나선 이번 걸음은 갱상도 문화공동체 해딴에의 테마체험여행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보제루.

 

보제루.

 

보제루.

테마체험여행은 5월에도 이어집니다. 우리나라 다선(茶仙)으로 일컬어지는, <동다선>으로 이름높은, 추사 김정희의 오랜 벗, 초의선사 탄생지(전남 무안)로 갑니다. 5월 14일 화요일 출발합니다. 참가비 6만원입니다. 간식과 점심까지 일절 제공됩니다.

 

미래의 관점에서 문화재로 제작한, 그러니까 미래 문화재라 함직한 그런 멋진 건물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문의 상담 신청 전화는 055-250-0125, 010-8481-0126입니다. "잘 놀아야 잘 산다"를 우리는 금과옥조로 삼고 있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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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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