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별 의미없는 것

분실했던 핸드폰을 되찾았습니다

기록하는 사람 2013. 4. 1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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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일이었습니다. 다음날인 5일 오전 9시부터 언론진흥재단 주최로 지역신문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SNS 활용 강의가 부산 송정호텔에서 있었죠.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는 강의라 전날 밤 미리 가서 자기로 하고, 심야버스를 타고 부산 동래에서 내렸습니다. 새벽 1시쯤이었습니다.


거기서 다시 택시를 타고 송정호텔로 향했죠. 택시 안에서 이런 저런 어플을 실행시켜 보던 중 택시가 멈췄습니다. 모르는 사이 목적지에 도착했던 겁니다. 급한 마음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옆자리에 두고 지갑을 꺼내 요금을 계산한 후, 내렸습니다.


핸드폰을 두고 내렸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택시가 30여 미터쯤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아! 잠깐만요." 하고 외쳤지만 이미 늦었죠.


호텔에 들어가 프런트에서 제 핸드폰에 전화를 해봤지만 받지 않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뒷 좌석인데다 진동으로 설정해뒀기 때문입니다. 내가 탔던 택시가 개인택시인지 법인택시인지도 기억나지 않더군요. 일단 늦은 밤이라 자고난 뒤 내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강의실로 갔더니 언론진흥재단 관계자가 "전화를 해도 안 받더라"며 걱정하더군요. 분실했다고 하니 "일단 분실신고를 하는 게 좋겠다"고 권하더군요. 전화기를 빌려 분실신고를 했습니다. 안내원이 "착신과 발신 모두 정지시켜드릴까요? 아니면 발신만 정지하고 착신은 가능하도록 해둘까요?"라고 묻더군요. 착신 가능으로 해달라고 한 후 신고를 마쳤습니다.


오후에 마산에서 강의가 하나 더 있어서 그 강의까지 마치고 저녁에 집에 왔더니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 핸드폰을 습득한 택시 기사의 딸이 우리 집으로 전화를 했더라는 겁니다. 주소를 알려주면 택배로 보내주겠다는 것입니다.


전화를 해서 알아봤더니, 택시기사인 아버지가 아침에 영업을 마친 후 뒷 좌석 아래에 떨어져 있던 핸드폰을 발견했고, 아이폰을 어떻게 조작하는 지 몰라 대학생인 딸에게 건네주며 "주인을 찾아줘라"고 했다는 겁니다.



이 반가운 소식을 페이스북에 올려 어떻게 사례를 하는 게 좋을 지 물었더니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셨죠. "미담사례로 취재하여 경남도민일보에 기사로 내라" "아이폰 4s 중고폰 시세가 40만 원 정도 하니, 10%~20% 선에서 사례를 해라"는 등의 의견이 올라왔습니다.


페친들의 의견대로 제 개인의 사례를 신문기사로 쓰기는 좀 그래서, 이 블로그에라도 올려볼 요량으로 전화를 하였으나 택시기사님은 정중히 취재를 거절했습니다. 이름이나 소속 회사도 밝히는 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되찾은 아이폰4


핸드폰은 분실한지 나흘만에 택배로 돌아왔습니다. 착불로 보내라고 했는데, 이미 배송료도 택시기사의 따님이 부담했더군요. 고마운 마음에 다시 따님에게 전화하여 겨우 계좌번호를 받았습니다. 10만 원을 보내드리고, 문자로 다시 고맙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요즘 택시에서 핸드폰 분실하면, 브로커를 통해 중국으로 밀수출된다느니 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마운 분들도 있더군요. 그 택시기사님과 따님이 이 글을 볼지는 알 수 없지만, 고마운 마음을 이렇게나마 기록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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