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후보들의 블로거 인터뷰 불참 사유는 뭘까?

김훤주 2012. 3.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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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블로그공동체와 100인닷컴, 그리고 경남도민일보가 공동으로 제19대 총선에 나선 후보들을 초청해 합동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창원을 진보 후보, 진해 야권 후보, 창원갑 야권 후보 합동 인터뷰는 이미 했고요, 3일은 오전 10시 거제 공공청사에서 야권 후보 두 분을 모시고 인터뷰를 치렀습니다.

인터부를 진행하는 까닭은 이른바 올드 미디어(경남도민일보)와 뉴 미디어(블로그, 100인닷컴)가 협동해 저마다 갖고 있는 미디어로서 구실을 최대한 다해보려는 데 있습니다. 어떤 후보가 나왔는지 살피고 그이들 공약과 정책 그리고 구상을 나름대로 관점을 갖고 들여다보고 널리 알리려는 것입니다.

갈수록 달라지는 미디어 환경을 고려해 40대 이상은 물론 20대 30대 젊은 세대에게도 좀더 많이 알리고 선거에 관심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개별 블로거는 자기 블로그에 기사를 올리고 100인닷컴은 이를 모아 보여주며 경남도민일보는 종이신문 한 면에 싣고 인터넷에서는 메타블로그(갱블)로 알립니다.

3월 3일 거제 야권 후보 초청 블로거 합동 인터뷰 모습. 천부인권 사진.


이렇게 진행하는 인터뷰에 후보들이 모두 다 나오면 좋겠지만 그것은 주최 쪽 바람일 뿐이고 참여 여부 결정은 후보 개개인의 몫입니다. 여태 진행된 인터뷰를 보자면 창원을과 창원갑은 모두 참여해 주셨고 진해에서는 아홉 후보 가운데 세 후보가 불참하고 여섯 후보는 참여했습니다.

1. 진해 선거구에 나선 후보들은


참여하지 않는 후보들은 나름대로 까닭을 댑니다. 진해의 경우 나중에 민주통합당 복수 후보 선정에서 떨어진 한 후보는 2월 3일 인터뷰 섭외 당시 '현재 시점에서는 합동 인터뷰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 민주통합당 안에서 단일화되면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에 출마 선언을 한 김병로 무소속 후보는 '집안에 초상이 나서 준비할 여력이 없다'는 까닭을 댔습니다. 그이는 진해시장을 오래 지내면서 진해 지역구의 현직 김학송 국회의원과 줄곧 대립해 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진해에서는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2008년 총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계열이라며 한나라당 쪽에 기웃댔던 인물인데요, 이번에 무소속으로 나왔으나 여러 차례 전화를 했는데도 도저히 연락이 되지 않아 초청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3일 거제 선거구 후보 초청 합동 인터뷰를 준비하면서는 좀더 많은 불참 사유들과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물론 일찌감치 불참하겠다고 밝힌 민주통합당 장운 후보는 '(민주당 후보) 단일화되기 이전인 지금은 합동 인터뷰가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는데 이는 아쉽기는 해도 나름대로 이해가 됩니다.

2. 거제 무소속 김한표 후보는


불참한 다른 한 명인 무소속 김한표 후보는 경찰서장 출신인데요, 지난 2월 말 섭외 과정에서 그 관계자로부터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준비가 돼 있지 않고 또 야권 후보도 아니다." 처음에는 저는 야권 후보가 아니라는 말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말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예전 경력을 돌아보니 야권 후보가 아니라는 말이 잘 이해가 됐습니다. 김한표 후보는 김영삼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과 대통령 경호실 가족경호부장을 지냈더군요. 그러다 2000년 총선에서는 민국당 소속으로 나가 낙선을 했습니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는 한나라당에 들어갔다가 곧바로 나왔습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나름대로 이바지했다는 것이 입당 사유였고 그럼에도 공천 신청조차 하지 못하게 구조가 돼 있더라가 탈당 사유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야권 후보가 아니라는 말을 100% 이해하게 됐습니다.

김한표 홈페이지의 해당 화면을 내려받았습니다.


준비가 돼 있지 않아서 인터뷰에 나가지 않는다는 말도 김한표 후보 홈페이지를 들여다보고 나서 완전히 이해를 했습니다. 홈페이지 위쪽에 있는 '약속과 비전'을 누르면 '공약입니다'와 '정책과 비전' 두 개가 뜨는데요, 여기에 아무 내용이 없는 것입니다.

합동 인터뷰에 나오면 정책과 공약을 얘기하고 소신을 밝히고 이런저런 물음에 본인의 정견을 밝혀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바탕이 되는 내용이 적어도 홈페이지에는 없었던 것입니다. 대신 "지키지 못할 공약/ 인기에 영합하는 약속/ 실속, 실체 없는 공약/ 이런 공약과 약속은 하지 않겠습니다."라 적혀 있을 따름이었습니다.

그런 다음 "친서민적이고/ 소통과 공감을 최우선으로/ 근로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과 공약을 준비 중입니다./ 이런 정책을 위한 여러분의 의견을/ 소중히 청취하겠습니다./ 커뮤니티에 올려주시면/ 즉각 검토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커뮤니티'에 관련 내용은 없고,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공약은 아직도 준비 중입니다.

3. 또다른 무소속 박종식 후보는

박종식 후보. 포털 다음에서 내려받았습니다.

인터뷰 이틀 전날 막판에 불참하겠다고 알려온 후보도 있었습니다. 무소속 박종식 후보가 그랬습니다. 박 후보는 민주통합당 소속이었는데 지난 번 1차로 두 명을 추리는 과정에서 떨어지자 "10년 전 배임 사건이 문제가 된 것 같은데 소명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며 곧장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섰습니다.


박 후보 쪽에서는 3월 1일 인터뷰 불참을 통보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설 자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답니다. 3월 1일은 인터뷰가 치러지기 이틀 전이고 블로거들의 예상 질문이 후보들에게 전해진지 하루 뒤입니다.

무엇이 박종식 후보의 마음을 달라지게 했을까요?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사정은 예상 질문이 주어진 것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나 봅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의지와 방법론'에 대한 공통 질문이 있었는데 박 후보쪽 관계자는 이를 두고 "(박 후보가) 들러리만 서게 되는 것 아니냐"며 불참 의사를 밝혔답니다.

이런 질문들이 후보에게 얼마나 부담을 안겨주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거제 지역 유권자들리면 더욱 자주 붇고 관심있어 할 질문 같습니다. 박 후보가 민주통합당 소속이었다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박 후보는 어쩌면 이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발언해야 할 텐데 오히려 불참하는 핑계로 이것을 삼았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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