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대리운전업체, 관리는 않고 곶감만 빼먹나

김훤주 2011. 6. 21.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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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 금요일 저녁 창원에서 경남환경영상포럼이 마련한 '모래의 역습, 사막화' 동영상을 보다가 돌아나와 마산 산호동에서 사랑하는 친구를 만나 저녁을 겸해 술을 한 잔 마셨습니다. 자동차를 끌고나갔는데, 많이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대리운전을 맡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화를 했더니 금요일인데도 곧바로 연락이 됐고 어떤 기사가 배정됐다는 문자메시지가 제 손전화로 금세 들어오더니 얼마 안 돼 그 배정됐다는 기사가 달려왔습니다. 아이고 참, 정말 빨리도 온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대리운전을 하러 온 기사가 기어가 수동인 자동차 시동을 걸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부릉~ 부릉~ 하다가 켜지지 않고 꺼지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런 소리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뒷자리에 앉아 있다가 가서 시동을 걸어주고 돌아왔습니다.

17일 밤 9시 20분에 대리운전업체에게서 받은 안내 문자 메시지.


자동차는 마산 홈플러스 앞 신호등을 지나 달렸습니다. 저는 제 집이 있는 데로 가 달라고 얘기해 놓은 상태였지요. 그런데 마산종합운동장을 끼고 삼호천을 따라 올라가는 편도 4차로에서 어디로 가면 되느냐고 운전기사가 물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종종 있으니까, 저는 다시 아무 생각없이 그냥 직진하면 된다고 말해 줬습니다. 그랬더니 이 운전기사가, 하라는 직진은 않고 오른쪽 메트로시티아파트가 있는 데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놀라서 "이건 우회전인데……" 이랬습니다.

그랬더니 이 운전 기사는 당연히 유턴이 안 되는 데서 유턴을 해서 돌아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또 시동을 꺼뜨리고 말았습니다. 신호등에서 빨간 신호를 받아 멈추고 있다가 신호가 바뀌어 출발하려다 거푸 꺼뜨렸습니다.

처음처럼 아예 시동조차 못 걸지는 않았는데, 시동이 걸렸다가 꺼지기를 여러 차례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어를 1단으로 걸고 가속기 페달을 밟으면서 계속 잘못하는지 시동이 꺼질 때마다 뻥~ 뻥~ 소리가 나면서 차체가 들썩였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시동이 걸려서 출발을 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신호에 걸렸는데 이제는 슬슬 불안해졌습니다. 운전해 오는 도중에도 차체가 들썩거리도록 뻥~ 뻥~ 소리가 계속 났습니다. 멈췄다가 다시 출발할 때도 계속 그랬습니다.

제가 몰고 다니는 자동차가 이번에 165만원을 주고 장만한 중고였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이렇게 뻥뻥 거리는 것만으로도 자동차가 많이 상했겠다고 걱정하고 탓을 해도 할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집 근처에 와서도 이 기사는 헤맸습니다. 바로 가라고 했는데도 오른쪽으로 운전대를 꺾기도 하고 바로 오른쪽으로 가라 했는데도 바로 가려 하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큰길을 벗어나 골목길로 접어들자말자 기사더러 내리게 하고 제가 몰고 주차를 했습니다.

기사도 물론 엉터리로 자동차를 모느라 진땀이 났겠지만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편이 나았을 것입니다. 대리운전비가 1만1000원이었는데, "1만원만 받겠습니다" 이러는 것입니다. 저는 조금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됐습니다" 하고는 1만1000원을 다 줬습니다.

저는 그 엉터리 대리운전 기사보다 그런 기사를 아무 검증 없이 일선에 배치하고 관리를 않는 대리운전업체한테 화가 났습니다. 이런 것은 서비스의 최소한이기도 하고 자기네 존속에도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리운전업체는 함께 일하는 운전기사가 실력이 어떤지 확인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연결해 주는 대가로 수수료만 떼먹지 말고 말입니다.

물론 제가 그쪽 물정을 잘 모르기는 하지만, 무슨 교육을 해달라고까지 바랄 수 없는 줄은 알기에 하는 말입니다. 제 말이 크게 잘못됐나요? 여러분께는 이런 경험이 없으신지요?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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