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독성 덜 센 까치살모사가 악명은 높은 까닭

김훤주 2011. 2. 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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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속에 들어 있는 똑같이 단백질로 된 화학 물질이지만 그것이 사람에게는 독이 되고 뱀에게는 소화액이 됩니다."

"구렁이와 능구렁이는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릅니다. 구렁이는 쥐를 먹이로 삼고 그래서 집 근처에 많이 살지만 능구렁이는 개구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산골짜기에 많습니다."

"모든 뱀이 뱀눈을 하고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능구렁이는 야행성이라 눈도 가느다란 뱀눈이 아니고 밤에 사물을 보기 좋도록 둥글게 돼 있습니다."

"능구렁이를 사람들이 뱀 가운데 으뜸으로 칩니다. 여기에는 속설이 크게 작용을 했습니다. 겨울잠을 다른 뱀들보다 가장 안쪽에서 잡니다. 으뜸 자리에 자기 때문에 땅꾼들한테 으뜸 뱀이라는 얘기를 듣게 됐습니다.

하지만 실은 가장 추위를 크게 타는 것이 원인입니다. 누룩뱀 같은 다른 뱀이 아직 활동을 하고 있을 때 먼저 겨울잠을 자러 들어가니 가장 안쪽에 자리를 잡는 것입니다.

또 먹이가 없을 때는 이 능구렁이가 다른 뱀과 달리 다른 뱀까지 잡아먹기 때문에도 으뜸으로 친답니다. 그러나 이런 게 정력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충남 서산고교 김현태 선생의 강의 모습.


"뱀술은 능사주(능구렁이술)를 최고로 치지만 먹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뱀은 먹이를 배불리 먹으면 한 달 넘게도 꼼짝 않습니다.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비늘 사이에 살모넬라 같은 갖가지 세균과 기생충이 가득 있습니다.

이것들은 그대로 죽지 않습니다. 그냥 술 속에 떠다니다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부화됩니다. 이런 균이 사람 살갗을 비집고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래도 마시려면 마시고요……."

"유혈목이나 살모사라고 하는 한자식  이름은 잘못됐습니다.

원래 유혈목이는 혓바닥을 날름거린다고 해서 늘맥이 따위라 했고 살모사는 어미를 죽이는 것이 아니고 그냥 살무사였습니다. 그런데 1960년대 학자들이 이렇게 이름을 고정시켜 지금은 고칠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살모사는 쇠살모사 살모사 까치살모사로 나뉘는데 독성은 쇠살모사가 가장 세고 까치살모사가 가장 약하답니다. 그런데도 악명은 까치살모사가 가장 높습니다.

왜일까요? 까치살모사가 가장 높은 데 살고 쇠살모사가 가장 낮은 데 살기 때문입니다. 같이 물렸어도 병원까지 오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까치살모사에 물렸을 때가 쇠살모사에 물렸을 때보다 치사율이 더 높아서 그렇습니다."

"옛날 심마니나 땅꾼 가운데는 손가락이 없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뱀한테 물렸을 때, 다른 데로 독이 퍼지기 전에 칼로 바로 잘라야 목숨을 건질 수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요즘은 항독제를 갖고 다닌답니다만……."(충남 서산고교 김현태 선생님)

개구리와 뱀과 도롱뇽 등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가 끝없이 쏟아졌습니다.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대표이사 박진해) 지원을 받아 경남 생명의 숲 국민운동본부(상임대표 허정도)와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경남 교사 모임(회장 정대수)이 함께 연 '2011 경남 양서류 워크숍'에서였습니다.

21일 오후 1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진동초교 도서관에서 시작됐습니다. 

정대수 회장이 '문화 속 생태로 본 양서·파충류'를, 김현태 선생님과 거제 계룡초교 변영호 선생님이 '한국의 양서·파충류 이론'과 '경남 거제의 양서류'를 얘기했습니다.


저는 다른 일로 바빠서 잠시밖에 듣지 못했는데요 아쉬웠습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줄줄줄 흘러나왔습니다. 강의를 듣는 다른 사람들도 번갈아가며 탄성을 질러댔습니다.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는 개구리 뒷다리를 잡고 설명을 하고 있는 김현태 선생님과 옆에서 사진을 찍는 오광석 산청 신안초교 선생님.

왼쪽 장용창 경남람사르환경재단 사업지원팀장 그 옆에 김현태 선생님, 긴 생머리가 블로거 크리스탈(안수정)님, 파마한 여성은 제가 모르겠고 그 뒤에는 오광석 선생님, 맨 오른쪽은 박대현 선생님.


21일 밤과 이튿날인 22일 오전에는 진전면 적석산 아래 골짜기에서 양서·파충류가 살고 있는 실태를 관찰(모니터링)했습니다. 참가자는 40명남짓 됐는데 전날 양서류 이론을 강의한 서산고교 김현태 선생님이 안내와 해설을 했습니다.

경남환생교와 경남 생명의 숲은 이에 앞서 12~13일에는 '2011 경남 독수리 워크숍'을 고성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 자료 등등이 필요하시면 아래 정대수 경남 환생교 회장 댓글대로 하시면 되겠습니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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