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언론/블로그 컨설팅

'블로그 마을공동체' 만들고 싶다는 발칙한 생각

기록하는 사람 2009. 12. 2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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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미디어 지역공동체를 표방하는 '갱상도블로그' 2009 우수블로거에 이윤기(대상), 천부인권(우수상), 구르다(장려상) 님이 각각 선정됐다.

그동안의 포스팅 횟수와 조회 및 추천수, 지면에 게재된 횟수 등을 기준으로 10명의 블로거를 후보로 선정한 후, 네티즌 투표를 거쳐 최종 3명이 뽑힌 것이다. 갱상도블로그는 12월 23일 저녁 송년모임에서 이들 3명의 블로그에 대한 시상식을 했다. 대상에는 상금 30만 원, 우수상은 10만 원, 그리고 장려상에는 화장품 선물세트가 주어졌다.

다음은 장려상을 받은 구르다(이종은) 님에 대한 이메일 인터뷰 내용이다. 그는 창원에서 경남정보사회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40대이다.

- 언제부터 블로그를 시작했으며, 그 계기는 뭔가요? 그리고 자신과 자신의 블로그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구르다 = 2005년 1월 30일 블로그(엠파스-발칙한 생각) 첫 글을 작성했습니다. 이전에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기도 했는데, 시작은 블로그의 편리성과 더불어 갑갑한 일상의 탈출이 필요했습니다. 블로그 이름이 '발칙한 생각'입니다. 내 생각과 삶을 표현하는 공간, 그러다 보니 잡탕 블로그입니다.

블로거 구르다(이종은) 님

- 1인 미디어로써 블로그의 영향력을 느끼게 된 것은 언제이며, 그 이유는 뭔가요?

구르다 = 블로그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하게 된 것은 2008년 다음세대재단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함께 진행한 인터넷리더십교육에 참가하고 난 이후입니다. 어머니께서 조카가 명의 도용한 휴대폰 요금으로 맘고생을 하셨는데 그것을 블로그에 올리고 나서 수십 개의 댓글로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누리꾼들과 그 글에 반응하는 가게 주인을 보면서 잘하면 현대판 신문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자신의 블로그 포스트 중 가장 많은 관심과 조회 수를 기록한 것 3개와 그 내용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구르다 = 1. 봉하마을에서 쫓겨난 KBS중계차의 최후(약 8만) -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인데, 제목 그대로입니다. 블로거 4명의 순차적인 기사로 KBS의 불공정한 보도를 국민에게 알렸다는 점에서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2. 휴대폰요금 삼백만 원 속앓이하는 일흔넷 노모(약 2만 6000) - 조카가 어머니와 아버지 명의로 휴대폰을 몰래 개설하여 나온 요금이 삼백만 원인데 이것 때문에 맘고생 하는 어머니 이야기입니다.

3. 대통령을 파는 봉하마을 술빵할매(약 1만 5000) - 2009년 1월 봉하마을에서 술빵을 파는 할머니와 나눈 대화와 그에 대한 생각, MB에 대한 비판입니다.

- 블로그로 인해 생겼던 에피소드나 뒷이야기가 있으면 좀 소개해주세요.

구르다 = 노 전 대통령 서거 때 3000배 하는 것을 9시간 동안 취재했습니다. 기성 언론사에서는 잠시 왔다 가버리더군요. 그런데 취재하면서 3000배를 하는 그분들과 인간적으로 소통되었습니다. 나중에는 그분들에게 선물을 드린다는 마음이 되더군요. 지금은 블로그에 글을 남기지 않는데 한동안은 문자도 보내오고 했습니다.

- 신문·방송 등 기존 언론과 블로그 1인 미디어는 어떤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가령 블로그가 기존 언론을 대체할 수 있을지? 아니면 기존 언론에 대한 감시와 견제, 보완 역할 등)

구르다 = 제가 단체활동을 하다 보니 토론회, 기자회견 이런 곳에 자주 갑니다. 한번은 모 언론사 기자분이 '블로거 때문에 미치겠다'하더군요. 분명 기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 다른 글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긴장하는 것 같습니다. 지역 신문들이 어려운데 블로그 글이 기사의 20~30% 정도를 차지할 수 있게 되면 지역언론사와 블로거가 상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블로그의 기사가 양과 질 모두 지금보다는 풍부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블로그의 기사가 기존 기자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많이 찾아낼 수 있다고 봅니다. 블로그는 주관이 강한 기사를 발행함으로 지면에서 다루기 어려운 것들을 거침없이 토해 낼 수 있으므로 독자들에게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도 봅니다. 또 그것으로 문제 해결도 쉽다고 봅니다. 특히 지방정부는 더 그럴 것이라 봅니다.

- 블로그를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면?

구르다 = 얻은 것은 새로운 사람관계, 삶의 기록, 표현력, 시민단체 영향력, 적지만 돈 기타 등등이 있고 잃은 것은 약간의 의무감, 책임감, 영향력이 생기면서 약간의 자기 검열 같은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 블로그 운영을 통해 직·간접적인 금전 수익이 있다면 대략이라도 공개해줄 순 없을까요?

구르다 = 1년 총계를 따져보니 약 70만 원(통신비-28만원 이상) 벌었어요. 광고수입은 1년 되었는데 100달러 수표 한 장, 다음 애드센스 거의 없고요, 알라딘 5만~6만 원, 강사료·원고료 56만 원 벌었습니다.

구르다 님의 블로그 발칙한 생각(http://kisilee.tistory.com)


- '1인 미디어 지역공동체'를 표방하는 '갱상도블로그'가 더욱 발전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구르다 = 지역의 더 좋은 블로그를 발굴하는 것, 특정 사안에 대한 이슈를 제사하는 것은 어떨지? 예) 지금은 '행정통합', 단기적인 승부가 아닌 장기적 승부의 관점 같은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앞으로 블로그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구르다 = 개인적으로는 나를 좀더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블로거가 되는 것, 노후 대책, 죽을 때까지 블로그를 하고 자식들에게 삶의 기록으로 물려주는 것입니다. 사회적으로는 블로그를 통한 지역공동체(마을메타블로그)를 구축하고 마을의 미디어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 '갱상도블로그'의 베스트 블로그로 선정되셨는데, 소감 한 마디.

구르다 = 쑥스럽고, 또 다른 책임감. 도망갈 구멍이 없잖아요.

- 아직 블로그를 모르는 지역 시민에게 한 말씀.

구르다 = 더 늦기 전에 자서전 쓴다 생각하고 일단 무조건 시작하세요, 그리고 일정기간 버티면 길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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