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체인지온-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다음세대재단이 '비영리가 알아야 할 소셜 네트워크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연 이번 컨퍼런스는 '미디어에 관심있는 비영리단체 관계자'들이 참석대상입니다. 2009년 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에는 350여 명이 참석했다. 오전 순서가 끝나고 사람들이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일어서고 있습니다. 점심 시간 로비 풍경입니다. 뷔페 식단입니다. 희망제작소 강유가람 선생이 눈에 들어오네요. 식당입니다. 사람들 정말 많죠?
저도 몇몇 비영리단체에 관여하고 있으니 관계자가 아니라고 할 순 없겠지만, 본업이 신문기자인 제가 굳이 제 돈과 시간을 들여 멀리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비록 지역의 작은 신문사이지만 뉴미디어부를 맡고 있는 저로선 소셜 네트워크가 이미 새로운 미디어 영역이 된 상황에서 그 흐름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었고, 무엇보다 지역신문과 비영리단체의 파트너쉽을 통한 뉴미디어 전략을 고민해온 저로선 이번 행사에서 뭔가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 그 외에도 350명이 참석하는 이런 큰 행사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그 노하우를 배우고 싶은 점도 있었습니다.
과연 이번 행사에서는 배울만한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모바일 문자를 통해 행사안내를 여러차례나 해준 것도 좋았습니다. 바로 전날에도 아래 사진처럼 문자를 날려주시더군요. 바쁘게 살다 보면 행사날짜는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간이나 장소는 대충 알고 있다가 막상 찾아가려 할 때 떠오르지 않아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하루 전날 날려준 이런 문자가 참 도움이 되더군요.
특히 인상적인 것은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기념품이었습니다. '기념품'이라곤 하지만 그냥 단순한 팬시 상품이 아니라, 컨퍼런스 현장에서 아주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바로 위 사진이 참석자들에게 주어진 것들입니다. 왼쪽부터 행사 일정이 인쇄되어 있는 노트, 손세정제, 볼펜, 쪽지로 접어 활용할 수 있는 메모지, 그리고 컵입니다.
노트와 볼펜은 컨퍼런스에서 당연히 있어야 할 필기도구이며, 쪽지 메모지 역시 현장에서 아는 사람들이나 주최측에게 뭔가를 전달하고자 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즘처럼 신종플루가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세정제도 적절한 물건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유용했던 것은 텀블러 컵이었습니다.
행사장에는 커피와 홍차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따로 종이컵은 없었습니다. 대신 위와 같은 텀블러 컵을 개인에게 나눠줬습니다. 거기엔 "ChangON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안에 들어 있는 텀블러는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위생적으로 세척되어졌습니다. 안심하고 사용하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때마침 기침감기에 걸려 고생하고 있던 저로선 행사 내내 따뜻한 물로 목을 적실 수 있어서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노트도 아주 유용했습니다. 따로 행사 팸플릿이나 자료집을 만들지 않고, 노트 속에 행사 일정과 강사 프로필 등을 인쇄해놓아 정말 편했습니다. 다만 그 부분은 제본을 따로 해서인지 쉬 뜯어지더군요. 그래도 뭐 괜찮았습니다. 남은 노트는 앞으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런 기념품을 준비하는 데에도 주최측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행사장 로비에는 이렇게 찬물과 뜨거운 물이 설치되어 있고, 커피와 홍차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모두들 행사장에서 받은 텀블러 컵을 사용했습니다. 커피와 홍차는 '공정무역'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하더군요.
강의는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가운데에 빔프로젝트 스크린이 있고, 그 옆에 연단이 있었습니다. 350명이나 참석한 행사여서인지, 따로 질문을 받거나 토론을 하는 시간은 없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8시간동안 무려 10개의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정말 짧은 시간에 엄청난 강행군이었습니다.
연단도 이날 행사를 위해 특별제작된 것처럼 보입니다. 쉬는 시간에 확인해봤더니 기존 연단에다 별도 제작된 체인지온 로고가 박힌 판자를 씌웠더군요. 깔끔했습니다.
그렇게 빡빡한 강의 일정이었지만, 시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비결은 연단 맞은편에 놓인 큼직한 스톱워치였습니다. 30분 강의라면 시작부터 초 단위로 시간이 보여지면서 마무리할 시간을 보여줍니다. 이 스톱워치의 압박 때문에라도 강사는 주어진 시간을 넘길 수가 없습니다. (좀 무섭죠? ^^;)
오전의 강의가 끝나고 점심을 먹었습니다. 행사장은 6층 그레이스홀이었는데, 식사는 한 층 위 7층에 뷔페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컨퍼런스 현장에서는 문자를 통해 참석자들이 알리고 싶은 이야기나 주최측에 바라는 점 등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고, 그 내용은 이렇게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체인지온 해쉬태그를 단 글을 트위터에 올리면 그 역시 이렇게 행사장 화면으로 볼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자리에 돌아오자 그야말로 감동적인 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초콜릿과 사탕이 이렇게 자리마다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그 아래에 작은 메모가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점심은 맛있게 드렸나요? ^^ 달콤한 초콜릿과 캔디 드시고 오후 섹션도 힘!! 내세요~!! 불끈!!"
"드라이 마스터 초콜릿은 어린이 노동착취 금지운동에 참여하는 아프리카 지역 카카오를 사용한 초콜릿이며, 버터 민트 캔디는 카파슐(Kapasule)의 마을로부터 공정무역을 통해 제공되는 캔디입니다."
아~! 저는 이걸 보고 감동했습니다. 이런 작은 배려가 사람을 감동시키는가 봅니다. 정말 이걸 배운 것만 해도 마산서 서울 왕복 차비만큼은 뽑은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얼마전 구입한 터치다이아몬드의 윈도 모바일로 트위터에 글을 하나 올렸는데, 올려놓고 난 뒤 그만 배터리가 다 소진되어 버렸습니다. 제 트윗에 대한 답글과 리트윗이 있었는데, 소통하지 못하여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이 글을 빌어 저의 트윗에 반응해주신 분들께 감사와 죄송한 마음 전합니다.)
이번 행사에서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참석자가 워낙 많아 여의치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같은 공간에 있는 참석자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는 겁니다. 350명의 개인정보까지 일일이 다 인쇄하여 배포하진 않더라도, 과연 어떤 사람들이 나와 같은 행사장 안에 있는 지 정도는 알 수 있도록, 소속단체와 이름만이라도 나눠주거나 적당한 장소에 게시해놨더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내가 아는 사람 중 누가 여기에 와 있는지를 확인하여, 문자나 전화를 통해 쉬는 시간에 만나볼 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명단이 없다보니 아는 사람을 찾으려면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일일히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가 열렸던 양재동 엘타워.
물론 우연히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와 블로터닷넷의 이희욱 기자, 그리고 희망제작소의 강유가람 님, 쇼설디자이너스쿨에서 제 강의를 들으셨던 이호영 님,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국장 등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만, 명단이 있었다면 평소 만나기 쉽지 않았던 분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행사는 너무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참석했던 시민단체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제 명찰을 보고 먼저 인사해주신 다음세대재단 문효은 대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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