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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14

벌써 새싹 돋은 화왕산 참사 불탄 자리

1. 화왕산 억새밭은 사람들 놀이터? 사람들에게 화왕산은 관광지고 놀이터였습니다. 사람들은 좀 더 즐겁게 놀아보려고 1995년부터 화왕산 꼭대기에다 불을 지르기 시작했습지요. 반대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청에 묻혀 버렸습니다. 2월 9일 정월 대보름 화왕산 억새 태우기로 말미암은, 5명이 숨지고 60명 남짓이 다친 참사의 원인은 바로 자연 생태계를 놀이터로만 여긴 데에 있지는 않을까요? 만약(이제 와서 이 말이 무슨 소용 있을까만), 숱한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또 자연물들이 어울리는 보금자리로 여겼다면 여기다 불을 지르겠다는 생각은 아예 못했을 테니까요. 지난 15일 일요일 아침, 화왕산 불탄 자리에 올라가 봤습니다. 한 시간 남짓 올라가면서 거기 살았던 생명체와, 생명체는..

콘크리트에다 뿌리내린 저것

8월 6일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의 위원장 이병하와 부위원장 손석형(경남도의원)과 사무처장 하정우 세 분이 경남도민일보를 찾아오셨습니다. 우리 노조 지부는 이 세 분을 맞아 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이 위원장이 요청한 술자리였습니다. 술값도 그래서 이 위원장이 치렀습니다. 이 위원장과 저랑은, 이 위원장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남본부 본부장을 할 때부터 나름대로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당적을 제가 갖고 있지는 않지만은요. 각설하고, 오동동 통술 골목으로 가려고 부지부장 차를 탔습니다. 타고 가서는 가톨릭 마산교구청(가톨릭 문화원) 앞에 차를 세웠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무어라 말을 하면 알맞을까요? 자연의, 끈질긴 생명력? 도시의, 황폐한 불모성? 차를 세운 바로 옆 담장, ..

삶에서 위선은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산다는 것은 다른 생명에 기대고 빚지는 일’이라는 말씀을 7월 4일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 참회 발원 시국법회에서 들었습니다. 전부터 해오던 생각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으로 다듬어진 구절을 보면서 머리가 상쾌해지는 즐거움을 누렸더랬습니다. 이런 울림 또는 떨림이 오늘도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신문에서 “‘쏙’ 잡으러 통영가자”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쏙은 갯가재의 다른 이름입니다. 환경 담당 기자로 현업에 있을 때 저도 많이 썼던 그런 기사입니다. 나름대로 생태와 친해지는 효과가 있다는 생각으로 유난히 신경 써서 챙겼던 그런 부류 기사입니다. 숱한 생명 거덜내는 갯벌 체험 프로그램 곰곰 생각해 보면-곰곰 생각해 보지 않아도- 갯벌에 들어간다는 자체가 엄청난 살생임을..

고려대는 이미 죽었다?

저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대학 동창입니다. 물론, 당선자와 동창이라 해서 전혀 기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거짓말쟁이가 저보다 스무 해 가량 먼저 입학한 동창이고 대통령 당선까지 됐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억수로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그렇다 해도 저는 제가 82년에 들어간 이 대학교를 아주 자랑스럽게 여기고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러시아에서 귀화한 박노자 노르웨이 국립 오슬로대학교 교수가 말한 대로 고려대는 제 마음의 고향입니다. . 고려대에서 보낸 4년이 제 삶을 규정했고 지금도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기서 철학을 배웠고 문학을 공부했으며 역사와 인문을 더듬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포부를 키웠고 한 여자를 만나 사랑했으며 마침내 결혼까지 했습니다. 여기서 운동을 시작해 지금껏 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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