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표준말에 '디비 쪼은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울 표준말로 하면 '뒤집어 죈다'쯤이 될 것입니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원래 의도나 취지와는 거꾸로 처리해 나갈 때 이런 말을 쓴답니다. "니는 그거를 뭐 그리 디비 쪼아노?" 이런 식이지요. 제가 알기로 이 말은 화투판에서 나왔습니다. 화투로 노름할 때 자기 패를 상대에게 읽히면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은 화투짝을 두 손으로 감싼 채 한 장씩 한 장씩 조금씩조금씩 조심스레 들여다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짝 '쪼으고' 있는데, 문제의 화투짝이 '디비져(뒤집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조심스레 '쪼으는' 일이 '디비진' 화투짝 때문에 '말짱 도로묵'이 돼 버리고 더 나아가 상대에게 패가 읽히는 불이익까지 당하게 됩니다. 6월 17일 남해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