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2일 일본 탐방 사흘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첫날 오사카를 둘러보고 이튿날과 셋째날은 교토에 머물렀습니다. 오전에는 이름난 관광지를 찾아다녔고요, 점심을 먹고나서 오후에는 느긋하게 목표를 정해놓지 않고 교토 골목골목을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다녔습니다. 간사이공항에서 저녁 6시 전후에 뜨는 비행기가 예약돼 있었고 그에 맞추려면 고작 두어 시간만 여유가 있을 따름이었으니까요. 골목은 참 좋았습니다. 큰길에서 바라보이는 그럴 듯한 모습 대신 그 뒤에 숨은 속살을 제대로 볼 수 있었으니까요. 작지도 크지도 않은 개울도 흐르고 있었고요, 낱낱이 적지 않아 지금 기억은 못하지만, 교토가 근대 시기를 거치며 만들어냈던 이런저런 건물이나 자취도 더듬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입을 헤벌리고 노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