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민감한 이야기이긴 하다. 최근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가 제주4.3 관련 세미나에서 그 이야기를 꺼냈다. "제주 4.3만이 오롯이 독립되어 홀로코스트의 유일무이성에 필적한다고 생각한다면, 죽음 간의 위계를 만들어 다른 죽음을 경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말이 좀 어렵게 들릴 수도 있겠다. 쉽게 말하자면 올해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회가 목표로 삼고 있는 '4.3의 전국화와 세계화'는 역설적이게도 '4.3만 내세워서는' 이뤄질 수 없다는 말이다. 그는 부연했다. "여순 사건과 예비검속 사건, 형무소 재소자 사건, 보도연맹 사건, 부역혐의자 사건, 군경토벌 관련 사건, 미군 사건, 적대세력 관련 사건 등 한국전쟁 전후에 일어난 모든 보복성 민간인 대량학살 사건들을 모두 연결해 하나의 제노사이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