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전남 장흥에 있는 보림사를 다녀왔습니다. 절간이 크지는 않았지만 아주 따뜻한 느낌을 안겨줬습니다. 자리잡은 가지산이 품은 기운도 부드럽고 여유로웠습니다. 아마도 전라도 산악 지형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산이 아닌가 싶었는데요, 삐죽삐죽 치솟는 대신 산마루를 차분하면서도 정연하게 흘러내리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어쨌거나 이쪽저쪽 둘러본 바 보림사는 특징이 자유분방이었습니다. 격식에 매이지 않고 무엇이든 필요한대로 필요한 만큼 하는 파격(破格)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게 아닌데……" 이렇게 읊조릴 만한 대목에서도, 그냥 능청스럽게 "아무려면 어때서" 대꾸하는 식이었습니다. 절간 들머리부터 그랬습니다. 정식으로 들어서는 첫 번째 문이 외호문(外護門)이었는데 저는 어디서도 이런 이름을 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