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좋은 점은, 아직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상도에서만 살아온 나로선 민어를 회로 먹는다는 걸 한 달 전 광주에 가서야 알았다. 하찮은 것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아주 중요한 일이다. 먹을거리에 삶의 비중을 많이 두기 때문이다. 그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하루 전날이었다. 광주의 양심적인 교수와 언론인, 시민들이 모여 이라는 인터넷신문을 운영해 왔는데, 그게 한계에 도달해 문을 닫고 마무리 토론회를 하는 자리였다. 그날 나는 토론자로 초청돼 '토론사례비'도 받고, 맛있는 저녁도 대접받았다. 단순하게 말해 '망한 신문사가 폐간에 즈음해 토론회를 하는 자리'에 초청돼 간 것이다. 나는 그런 토론회도 처음 봤다. 그런 토론회가 열릴 수 있다는 걸 안 것만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