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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항산 4

함안총쇄록 답사기 (20) 기우제 지낸 자리 지금 모습은

험준한 산·절벽서 제사 올리며 백성 생각해 규모 최소화 하늘은 무심 “물 대기 고르게” 타일러도 날마다 다투는 송사 기우제 지낸 여항산·와룡정·주물진 등 실제와 거의 같은 묘사 가뭄은 모내기가 끝나는 5월부터 어린 벼가 쑥쑥 자라야 하는 6월까지 거의 두 달에 걸쳐 이어졌다. 하늘이 내린 재앙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농토가 갈라지고 곡식이 타들어갔으며 사람들 마음 또한 그와 마찬가지였다. 오횡묵은 만사 제쳐두고 윤6월 2일부터 이틀에 한 번씩 기우제를 지냈다. 그 하루 전날부터 기우제가 끝날 때까지 공무는 일절 보지 않았다. 여기서 말하는 공무는 조세를 거두거나 형벌을 집행하는 등 백성들을 족치는 일이었다. 반면 백성들과 더불어 가뭄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그치지 않고 이어졌다. 신통..

가본 곳 2023.05.30

함안총쇄록 답사기 (19) 비 올 때까지 지냈던 코리안기우제

가물 땐 깜깜무소식 비 올 땐 억수처럼 경국대전은 최대 12차례 규정했지만 오횡묵은 공식 13차례 비공식 2차례 “몰래 쓴 무덤 부정 탄다”며 모두 파내고 신령·용 얽힌 영험처 옮겨 다니며 기도 해갈된 뒤엔 닷새 폭우로 수재도 겪어 가뭄은 예로부터 인간 사회에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안겨주는 엄청난 자연재해였다. 그나마 요즘은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나름대로 대응할 방책이라도 있지만 옛날에는 그대로 꼼짝없이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재난을 맞닥뜨리면 대부분 백성들은 처음에는 나름 이겨내려고 애를 쓰지만 한계를 넘으면 임금이나 수령을 원망하기 마련이다. 조세를 거두고 지배하고 명령하고 집행했으면 그에 걸맞게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임금이나 수령인들 별달리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효과가 있든 ..

50년 전 대한민국 야생 표범의 최후

'표범' 하면 우리나라와 관련이 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특히 30대 이하 젊은 세대는 아프리카에나 사는 동물 정도로 여기기 십상이다. 그러나 5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표범이 살고 있었다. 그것도 경남에. 야생 표범이 마지막으로 잡혀 죽은 데가 바로 경남이기도 하다. 3월 4일은 그로부터 딱 50년이 되는 날이다. 그날 숨을 거둔 최후의 한국 표범을 기리는 마음을 이 글에 담았다. 그것은 경남에서 일어난 일이었고 대한민국 야생에서 잡힌 최후의 표범이었다. 1970년 3월 6일자 경향신문은 이렇게 보도했다. "경남 함안에서 18세쯤 되는 수표범이 잡혀 화제. 지난 4일 상오 10시쯤 함안군 여항면 내곡리 뒷산에 노루 사냥갔던 설욱종씨(50·부산시 서구 부민동1가 18) 등 3명은 범의 발자국을 따라..

겨울에도 걷기 좋은 마산 둔덕 골짜기

여항산은 마산과 함안을 가른답니다. 여항산 북쪽은 함안군 여항면이고 남쪽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이랍니다. 비가 내리면 여항산 마루가 분수령이 돼서 함안쪽으로는 함안천 물줄기를 이루고 마산쪽으로는 진전천으로 물이 모여 흐릅니다. 함안천은 함안 일대에 평야와 습지를 이룬 다음 남강과 낙동강을 거쳐 바다로 풀려나가고, 진전천은 바다로 곧바로 나가면서 둘레에 사람들 부쳐먹을 농토와 더불어 창포만에다가 너른 갯벌을 베풉니다. 여항산은 골짜기가 깊은 덕분에 거기서 발원한 이 두 물줄기에 네 철 거르지 않고 풍성하게 물을 내어줍니다. 진전면 둔덕에서 의산 마을 이르는 골짜기가 두루 여유로운 까닭이 여항산에 있는 셈입니다. 둔덕은 여항산 마산쪽 비탈에서 가장 깊숙한 데 있는 마을이랍니다. 마을 뒤쪽 산자락에는 함안..

가본 곳 20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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