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참여하고 있는 한 모임은 며칠 전 줌(Zoom)으로 화상 송년회를 열었다. 회원들은 미리 받은 먹거리 꾸러미를 풀어 맥주를 마시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원래 공부 모임이다 보니 한 시간은 화면공유 기능을 통해 파워포인트를 보며 강의를 들었고, 이후엔 각자 근황과 내년 계획을 나누며 회포를 풀었다. 세 시간 정도 걸렸는데, 술집에서 왁자지껄 보내는 송년회보다 오히려 의미와 재미가 더했다. 코로나19는 올 한 해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줬다. 한 지인은 요즘 웬만한 회의도 줌이나 구글 미트(Meet)로 한단다. 덕분에 단 한 시간 회의를 위해 왕복 10시간 이상 서울을 오가는 일이 사라진 게 너무 좋단다. 나도 올 하반기 들어 세 개의 강의를 영상으로 녹화해 보냈고, 두 번의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