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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

소나무가 나서 자라고 바위가 모레 되는 세월 이런저런 연유로 산길을 걷다 보면 소나무가 나서 자라고 바위가 허물어져 모레나 흙이 되고 또 상처를 입고 다스리는 따위 흔적들을 보게 된다. 알려진 대로 소나무는 아주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소나무는 씨앗이 가볍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도 남 먼저 들어가 살 수 있다. 산꼭대기 칼바위에 도토리 같은 참나무 열매가 싹을 틔울 수는 없다. 하지만 하늘하늘 가늘가늘 솔씨앗은 비만 몇 방울 떨어져 주어도 싹은 충분히 틔울 수 있다. 바위에 싹을 틔운 소나무는 시나브로 뿌리를 아래로 내린다. 바위 재질이 사암이면 더 좋다. 결정이 굵으면서도 단단하지는 않아 잘 부서지고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소나무가 싹을 틔우고 자라는 과정은 곧바로 바위가 갈라지고 모레로 돌아가는 과정이 된다. 아무리 사암이라도 보드라운 .. 더보기
낙동강 망가지면 사람살이는 어떻게 될까 이른바 '낙동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토목 공사로 말미암아 낙동강이 온통 흙탕물이 되고 말았다. 시뻘건 황톳물이 그대로 흘러내리는 것이다. 물론 흙탕물이라 해도 정수를 하면 마시는 데는 별로 지장이 없을지도 모른다. 걸러내는 대로 다 걸러질 것이고 다만 투입되는 약품이나 물품 따위가 많이 들 수는 있겠지만. 그러나 낙동강 흙탕물이 뜻하는 바는 작지 않다. 바로 낙동강이 망가지고 있다는 표상이기도 하고 결국에는 낙동강이 통째로 바뀌고 말 것이라는 예고이기도 하다. 낙동강이 망가지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당연히 우리 사는 모습도 크든 작든 망가질 수밖에 없다. 낙동강에 적지 않게 기대고 사는 인생이기 때문이다. 1. 한 번 오르고는 빠지지 않는 채소값 며칠 전 점심 때 들른 밥집에서 주인과 얘기를 나눈 적이 .. 더보기
비올 때 미술관에서 만난 노래하는 사람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었습니다. 미술관 들머리에는 이런 작품이 서 있었습니다. '노래하는 사람(Singing man)'이 작품 제목입니다. 1994년 설치했다고 돼 있으니 2010년 올해로 17년째 됩니다. 미국 사람이 만들었네요. 느낌이 있었습니다. '노래하는 사람'은 때가 되면 노래를 했습니다. 흥겹고 즐거운 가락은 아니고 높낮이가 조금 있게 '으~으~으~음, 으음~, 으으음~' 이런 식으로 소리를 냅니다. 물론 기계음 같았습니다. 저는 전체 모양이 슬펐습니다. 노래를 한다면서 내는 소리가 무슨 신음 같아서 슬펐습니다. 그리고 한결같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햇볕이 쬐나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소리를 내야 하는 저 녀석 신세가 슬펐습니다.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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