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산에 갔습니다. 날씨가 흐렸습니다. 이른 시간대다 보니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산길은 호젓하기만 했습니다. 으스스한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리 비틀 저리 비틀 꼬이는 산길을 따라 걷다가 등성이를 하나 넘으니 내리막길이 나왔습니다. 이제야 고개 들고 나무들을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가다 보니 군데군데 솔방울 잔뜩 달고 있는 소나무들이 있었습니다. 대체로 웅장하지 못하고 이파리가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아픈 모양입니다. 옛날 같으면 ‘뭐 저렇게 비실거리면서도 열매는 참 많이 매달고 있네, 이상도 하지. 나무한테도 무슨 욕심이 있나?’ 이랬겠습니다만 지금은 그러지 않습니다. 2002년과 2003년 우리 ‘경남도민일보’에 ‘최송현의 숲과 나무’를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부산대학교와 통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