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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2

지가 본 것을 비밀로 해드리겠다는 변기

변소에 가면 이런저런 딱지들이 종종 붙어 있습니다. 옛날에는 뭐 '문화인은 공공시설을 깨끗하게 씁니다', 이런 따위가 붙어 있었고요, 최근 들어서는 이를테면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뿐만이 아닙니다', 이런 것도 붙어 있지요. 제가 유심히 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이런 더 최근에는 이런 것도 있었지 싶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운운. --변소 잘 쓰고 나서 더럽힌 채로 두지 말라는 얘기겠지요. 그런데, 며칠 전 마산 한 아구찜 가게에서 아주 기발한 녀석을 만났습니다. 평소 봐 왔던 화장실 어쩌구 하는 것들에는 별로 취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만, 이 녀석은 단번에 눈길을 확 사로잡았습니다. "당신이 저를 소중히 다루시면 제가 본 것은 비밀로 해드리겠습니다. ~쉿! -..

아들이 낯설어 보일 때

지난 15일 새벽, 아들이 배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배가 쥐어뜯듯이 아파서 밤새 변소를 들락날락 했는데 정작 똥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래 ‘병원 응급실로 갈까?’ 물었더니, ‘날 밝아져서 병원 문 열면 그 때 가요’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왜, 별로 아프지 않아서?’ 다시 물었더니 이 녀석 영화 ‘친구’에 나오는 이름난 대사 ‘쪽팔리잖아요!’ 했습니다. 어찌 됐든 이리저리 해서 병원에 찾아갔더니 초음파검사를 받아보라 했고 초음파검사를 받아봤더니 맹장염이라 했고 그래서 급기야 수술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아들은 그날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실에서 수술을 받고 나왔습니다. 저는 그날 아픈 아들 침대 아래 자리에 누워 밤을 보냈습니다. 아들은 저더러 ‘집에 가 주무세요’ 그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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