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자신에게만 어떤 불행이 닥치면 크게 분노하고 깊이 좌절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다가오는 불행에 대해선 의외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도 무감각해 보이는 일본 사람들이 그렇다. 일본 국토의 70%가 방사성 세슘에 오염되었고, 후쿠시마에서 250km 떨어져 있는 일본의 수도 도쿄 역시 고농도로 오염되어 있다는 데도 일본 국민들은 이상할 정도로 태연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59) 총리와 일본 정부, 그리고 일본의 주류 언론들이 사태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철저히 축소·은폐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 이유만으론 태평스런 일본 국민을 이해하기 어렵다.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라고 했던가. 백성은 가난한 데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한 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