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산청에 갔는데 이런 무가 눈에 띄었습니다. 무 밭에 있었는데요, 이 녀석 말고도 이렇게 널려 있는 무가 많았습니다. 아니 밭에 있는 모든 무가 이런 신세였습니다. 물론 아직 캐내지 않은 무도 많았습니다만, 캐낸 녀석들은 이처럼 무 몸통이 버려져 있었고 다만 무청만 커다란 포대에 담겨 있었습니다. 요즘 무가 제 값을 못 받는 탓이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되는 모양입니다. 무 몸통은 이렇게 버려지고 무청만 선택을 받는 것이지요. 여기 무들이 모두 몸통이 조그마한 데 비춰보면, 어쩌면 여기 무들은 무청을 건지기 위해 길러진 것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버림받은 무 몸통을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 무가 마치 남자 같다고 말입니다. 몸통이 둘로 갈려져 있고 그 가운데에 무슨 튀어나온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