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세상을 떠난 박경리에 대해 저는 별다른 느낌이 없습니다. 그이의 작품을 거의 전혀 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풍문에 들려오는 얘기들은 남들 아는만큼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이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훌륭하다고 알려진 이가 세상을 뜨니 저도 그리 즐겁지는 않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한 번은 숨을 거둘 수밖에 없다니까(사실 따지고 보면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그렇지요.) 크게 흐느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습니다. 박경리 작품을 처음 만난 때는 23년 전인 85년입니다. 감방에 있을 때인데, 바깥에 있던 동료가 박경리의 작품 1권을 넣어줬습니다. 당시 연재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전집으로 출판돼 있었습니다.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