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고향인 남해군에서는 설 전날 저녁 일찍 '그믐제'라는 제사를 지냅니다. 물론 다음날인 설날 아침에는 '떡국제'라고 하여 간단한 차례를 지내죠. 그믐제는 초저녁에 지내기 때문에 제삿밥을 먹고 나면 저녁 시간이 많이 남게 됩니다. 그럴 때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오락이 바로 윷놀이입니다. 화투는 주로 어른들만 칠 수 있는 놀이문화지만, 윷놀이는 나이어린 세 살 손녀부터 중학생인 손자,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 할아버지까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방법이 워낙 간단한데다, 역전의 묘미도 화투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습니다. 저희도 3대가 모여 여느 설 명절 때와 같이 윷놀이를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한 편이 되고, 저와 아내가 또 한편, 남동생과 제수씨 그리고 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