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향교로 답사를 간 적이 있다. 처음 찾아간 밀양향교는 무척 아름다워서 도무지 향교답지 않을 정도였다. 은행나무 잣나무 느티나무 배롱나무 향나무 매화나무 등등 건물을 둘러싼 숲과 나무들이 웅장하고 대단했다. 규모가 결코 작은 편이 아니었는데도 밀양향교는 숲 속 자연 한가운데 들어앉은 조그마한 별장 같은 분위기가 났다. 그것도 인공으로 만든 느낌은 거의 들지 않고 마치 저절로 어디서 생겨난 것 같이. 그렇게 둘러보는 가운데 기둥과 주춧돌에 눈길이 갔다. 속으로 가만 손뼉을 쳤다. '아하! 이게 바로 그렝이로구나.' 주추는 이른바 덤벙주추여서 표면이 울퉁불퉁한 원래 생긴 그대로였으며 나무기둥은 그에 맞추어 주추와 닿는 면이 나온 데는 들어가 있고 들어간 데는 나와 있었다. 그런데 이 그렝이를 공글린 밀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