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이었습니다. 미술관 들머리에는 이런 작품이 서 있었습니다. '노래하는 사람(Singing man)'이 작품 제목입니다. 1994년 설치했다고 돼 있으니 2010년 올해로 17년째 됩니다. 미국 사람이 만들었네요. 느낌이 있었습니다. '노래하는 사람'은 때가 되면 노래를 했습니다. 흥겹고 즐거운 가락은 아니고 높낮이가 조금 있게 '으~으~으~음, 으음~, 으으음~' 이런 식으로 소리를 냅니다. 물론 기계음 같았습니다. 저는 전체 모양이 슬펐습니다. 노래를 한다면서 내는 소리가 무슨 신음 같아서 슬펐습니다. 그리고 한결같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햇볕이 쬐나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소리를 내야 하는 저 녀석 신세가 슬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