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책상 바로 옆에 난초가 하나 왔습니다. 며칠 동안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더니 지난 13일쯤 이렇게 망울이 터졌습니다. 머금고 있을 때도 향긋한 내음을 풍기더니 이제 꽤 짙어졌습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난 꽃 냄새가 저는 좋았습니다. 그래서 여기다 코를 갖다대고 지긋이 눈을 감은 채 킁킁 거리고는 했습니다. 그윽한 이 냄새를 뭐라 표현할 수 있겠나 생각을 했지요. 글쎄, 초록색 향기라 하면 될까? 조금 달짝지근한 냄새가 나면서도 전혀 끈적거리는 느낌은 주지 않는. 그래 머물지 않으면서 상큼하게 탁 치고 가는 그런 촉감. 그러면서 끊어지지도 않는. 이러고 있는데 지난 16일 동기인 유은상 기자가 가까이 오더니 난초에다 머리를 온통 갖다대었습니다. 겉으로는 웃으며 아무 말 않았지만, 행여 저러다 화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