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삶터가 망가져도 떠나지 못하는 동물들 사람들이 종종 착각을 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연 생태가 망가지면 거기에는 동물이 얼씬도 하지 않는 줄 아는 것입니다. 저도 예전에는 그런 줄 알았습니다. 말하자면, 굴착기가 시끄럽게 소리를 내며 삽질을 해대면 노루나 고라니 멧돼지 같이 거기서 살고 있던 동물들이 그냥 자리를 뜨고는 돌아도 보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 셈입니다. 그런데 낙동강 강변으로 걸어들어가 보니 전혀 아니었습니다. 망가진 자연 생태에서도 동물은 살고 있었습니다. 무슨 까닭에서인지 망가진 땅으로 들어와 돌아다닌 자취가 여기저기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 자취를 물끄러미 내려보면서, 자연 생태가 망가졌어도, 자기네 삶의 사이클에서 망가진 그 땅이 바로 필요가 없어져 떼어내 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닐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