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세상

국민장 끝나자 봉하마을 행정지원도 '뚝'

기록하는 사람 2009. 5. 3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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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지막까지 너무하는군요. 경남도와 김해시 말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민장'으로 결정되기 전에도 자기 지역을 찾는 추모객을 위한 아무런 편의제공을 하지 않아 욕을 먹었던 경남도와 김해시는 공식 '국민장 기간'이 끝난 29일 이후부터 모든 편의제공을 중단해버렸습니다.

진영읍 공설운동장에서 봉하마을 진입로까지 운행하던 셔틀버스도 30일 아침부터 딱 끊겼습니다. 그래서 본산농공단지가 끝나는 마을 진입로 시작 지점은 자동차들이 뒤엉켜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다시 봉하마을을 찾은 건 30일 오전이었는데요. 처음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많지 않았던 추모객들이 점심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불어나 다시 줄을 서야 할 만큼 분향소가 붐비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주말과 휴일동안 추모객이 계속 이어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던 일입니다.

30일 점심 때가 지나자 다시 추모인파가 봉하마을로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주말과 휴일 내내 분향을 하려는 추모객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정토원을 찾는 추모객들도 끊이지 않았고,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바위가 있는 봉화산 등산로도 개방되어 끊임없이 사람들이 오르내렸습니다. 제가 갔을 땐 봉화산 부엉이바위와 투신지점에는 경찰의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는데요. 처음엔 그 폴리스라인도 없었답니다.


헬로우경남TV 기자의 전언에 따르면 오전 11시까지 폴리스라인도 없는 걸 보고, "현장보존을 이런 식으로 허술하게 하면 되느냐"는 항의를 받고 뒤늦게 저리 엉성하게 폴리스라인을 쳤답니다.

국밥을 끊여주던 김해시 자원봉사인력도 철수해버렸고, 진례중학교 학생 20여명으로 구성된 자발적인 자원봉사자들이 분향하는 사람들에게 국화를 나눠주고 방명록을 받고 있었습니다.

부엉이바위가 있는 봉화산에도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행정기관이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하자 봉하마을 일대는 차량으로 뒤엉켜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분향소와 10여 개 정도 남아 있던 천막마저 철거당할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29일 새벽까지 장의업체와 계약이 되어 있었는데, 국민장 기간 이후에는 예산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김두관 전 장관이 아직 남아 있던 김해시 공무원들에게 찾아갔습니다. 저도 따라가봤습니다. 거기서 장의업체 대표의 전화번호를 겨우 얻어 연락을 하여 일요일 자정까지만이라도 철거를 늦춰달라고 부탁한 끝에 겨우 철거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천막마저 뜯길 뻔 했습니다.

경남도민일보와 한겨레, 경향도 추모객이 계속 이어질 것에 대비, 신문을 갖다놨습니다.


오늘 봉하마을에 간 후배의 전언에 따르면 생수도 모자라고, 조문에 쓸 국화도 없어 이미 시들어버린 국화를 재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행정기관들 너무합니다.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더라도 이건 좀 심합니다. 하다못해 관광지에 사람들이 붐빈다 하더라도, 그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해주는 게 행정기관의 역할 아닙니까? 정말 야박한 김해시와 경남도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김해시는 몇 백억을 들여도 할 수 없는 홍보효과를 누리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봉하마을이 또 하나의 민주성지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앞으로 김해시가 얻을 부가가치가 얼마나 높아질 지 모릅니다. 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해시에 주고 간 선물입니다.

김해시 공무원에게 그렇게 따져봤으나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전 글 : 경남도와 김해시, 봉하마을 손님 홀대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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