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본 한국현대사

6월항쟁 옛 진주시청 앞 시위 사진은 이영환 씨 작품

기록하는 사람 2023. 6. 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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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경상대학교 학생들, 1987년 6월 15일 @이영환
진주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경상대학교 학생들, 1987년 6월 15일 @이영환

[이제야 말한다]


사실 이 사진은 전 경남신문 사진부장 이영환(2015년 작고) 님의 작품이다. 1987년 6월항쟁 당시에는 자신이 재직하고 있던 경남신문에 싣지 못했던 사진이기도 하다.

2007년, 내가 6월항쟁 20주년을 맞아 경남도민일보에 '87년 경남 항쟁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장기 기획연재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80년부터 87년까지 경남에서 벌어진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촘촘히 재생하는 나름 쉽지 않은 취재였다.
그 과정에 이 사진의 원본 필름이 누군가를 통해 나에게 전달되었다. '내가 누군지, 사진 출처를 밝히지 말라'는 조건과 함께였다.

나름 이해는 됐다. 경쟁업체의 기자가 그 경쟁업체의 신문사 기자에게 자신의 사진을 제공하는 건 '해사행위'에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6월항쟁 당시 진주지역의 사진 원본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구한 정말 귀한 자료였지만, 출처와 저작권을 밝히지 않고 경남도민일보에 실었고, 이후 내가 쓴 책 <80년대 경남 독재와 맞선 사람들>에도 실었다.

이후 나는 SNS를 통해서도 사진 원본을 공개했고, 이제는 누구나 자유롭게 출처나 원작자 표기 없이 이 사진을 진주지역 6월항쟁의 핵심적인 장면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진주에서 열린 6월항쟁 관련 전시에도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영환 전 경남신문 사진부장은 2015년 10월 타계했다. 이제라도 그 사진이 그분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리는 게 도리인 것 같아서 이렇게 짧게나마 올려둔다. #6월항쟁 #진주6월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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