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동구밖교실]
(6) 함안·마산
◇역사탐방 함안박물관~연꽃테마파크
옥수홍련 은은한 꽃빛 장관
연꽃과 사진찍고 그림 그려
함안박물관 전시 유물도 관람
7월 역사탐방은 함안에서 진행했다. 대산·굳뉴스·여수룬·회원한솔·옹달샘·상남(마산) 지역아동센터가 함께했다. 여름의 함안을 떠올리면 단연 수박이다. 아이들은 계절에 상관없이 수박 말고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함안박물관 앞 작은 연못에서는 아라홍련이 뜨거운 태양 아래 연연한 꽃잎을 피워내고 있다. 함안연꽃테마파크에서는 옥수홍련이 은은한 꽃빛으로 장관을 이룬다.
함안연꽃테마파크에서.
다른 꽃도 마찬가지지만 연꽃 역시 토종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예전에 볼 수 없던 다양한 국적이 넘쳐난다.
아라홍련과 옥수홍련은 순종 토종이다. 아라홍련은 성산산성에서 발굴된 700년 전 고려시대 연씨가 세월을 뛰어넘어 2009년 태어났다. 옥수홍련은 아주 오래전부터 옥수늪에서 자라온 자생종이다.
아름다운 연꽃은 그에 담긴 의미로도 충분히 이야기해봄 직하다. 오랜 세월 우리 삶과 정서 깊숙이 어우러져 왔기 때문이다.
연꽃테마공원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10시쯤이었다. 공원을 돌면서 연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연꽃 자세히 그리기도 하고 연꽃 이야기도 하면 아이 어른 모두 즐겁게 지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다.
세상일이 모두 계획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10시면 그래도 더위가 극심하진 않겠지 하는 예상은 완전 뒤집어졌다. 함안 기온은 이미 33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연꽃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연꽃에 눈길을 줄 여유조차 없었다. 그 너른 공원에 정자는 아쉽게도 한 곳뿐이었다. 정자 위에 올라서니 그나마 몇 줄기 바람이 인심 쓰듯 지나갔다.
아이들은 저마다 스케치북을 펼쳐 연꽃을 그렸다. 날씨만 조금 따라주면 얼마나 근사한 풍경이 되었으랴. 그래도 아이들은 정성껏 연꽃을 그렸다. 버스에서 알려준 대로 아라홍련이 700살인 것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오후 일정은 함안박물관에서 진행했다. 연꽃밭의 더위가 지옥이면 실내의 시원함은 천국이었다. 더위를 경험했기에 시원함이 얼마나 좋고 소중한지 온 몸으로 느끼는 듯했다.
사람은 누구나 편한 것, 즐거운 것, 맛있는 것, 좋은 것만 바란다. 그러나 그 반대편 힘듦과 불편함을 통해 지금 누리는 소소한 것들의 소중함을 깨달으면 이 또한 고마운 일이다.
함안박물관에서.
아이들과 전시실을 돌아보던 한 선생님이 '참 괜찮은 박물관'이라 한다. 제대로 된 박물관을 알아보는 안목을 갖추었음이 틀림없다. 함안박물관은 겉모습도 그럴듯하지만 유물이 풍성하고 기획도 알차다.
외벽에는 아라가야의 상징 불꽃무늬까지 근사하게 아로새겨져 있다. 옛적 함안은 아라가야의 땅이었다. 박물관·기념관에서는 서둘러 들어가지 말고 밖에서 외양을 보며 무엇을 상징하는지 살피면 그 또한 큰 즐거움이라는 얘기를 덧붙인다.
말갖춤에는 말을 근사하게 꾸미는 것도 있고 말 탄 사람의 신체를 보호하는 것도 있으니 이렇게 구분하여 보면 재미있다는 얘기, 새 모양으로 올망졸망 달려 있는 미늘쇠 하나에도 소망과 기원이 담겨 있다는 얘기, 불꽃무늬토기에 새겨진 불꽃이 지금도 함안낙화불꽃놀이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 에어컨으로 서늘한 덕분에 다들 조용히 귀기울여 듣는다. 어쩌면 이 또한 오전에 경험한 불볕더위 덕분이리라.
◇생태체험 마산 골옥방/둔덕마을~진전천 물놀이
마산 골옥방·둔덕마을 구경
농작물 알아맞히기 미션도
시원한 물장구 치며 웃음꽃 활짝
7월 생태체험은 물놀이가 중심이다. 22일 동부·이동·햇살경화·웅동·자은 지역아동센터가 마산 진전면 진전천을 찾았다. 물론 물놀이만 하면 왠지 아쉽고 단조롭다.
오전에는 상류 둔덕마을(웅동·자은)과 골옥방마을(동부·이동·햇살경화)을 찾았다. 마을 들판에 심고 기르는 농작물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요즘은 어린아이는 물론 중·고생도 대부분 자기가 평소 먹는 채소·과일의 원래 모습을 잘 모른다. 함께하는 자원봉사 선생님조차 20대 젊은 경우는 제대로 구분 못하기 일쑤다.
밭이랑을 타고 다니는 모습.
지난해는 한 아이가 "고구마 열매가 왜 없어요?" 하는 바람에 웃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이들과 선생님은 팀을 이루어 들판과 언덕을 오르내린다. 피마자·옥수수·도라지·고구마·토마토·감나무·가지·콩·들깨·참깨·무화과·호박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천방지축 날뛰다가도 밭고랑 앞에서는 작물이 다칠까봐 조심하니 대견스럽다.
도라지꽃은 예뻤다. 참깨의 하얀꽃은 신기했고 그 씨앗으로 참기름을 짠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한 아이가 "이 들깨가 그 깻잎이에요?!"하는 바람에 웃음보가 터졌다.
삼겹살을 싸먹는 깻잎은 아이들한테도 익숙하다. 하지만 들판에서 자라는 들깨는 전혀 본 적이 없어서 연결 짓지 못했다. 뒤이어 자세히 그리기를 한 다음 선생님들이 나름 열심히 그린 친구한테 '쥐꼬리장학금'을 선물로 주었다.
가지를 사진에 담는 미션.
물놀이는 점심 먹고 나서 했다. 진전천은 골짜기가 깊은 여항산에서 시작되었기에 물이 언제나 풍성하다. 오랜 옛날 마을 사람들은 여름철 홍수를 막으려고 제방에 나무를 심었다.
그때 심긴 서어나무·팽나무·왕버들 200그루 남짓이 이제는 크게 자라 훌륭한 물놀이 장소가 되었다. 넉넉한 그늘과 시원한 바람까지 머금고 있으니 안성맞춤이고 금상첨화다.
아이들은 다들 나름대로 즐거움을 누린다. 물결에 몸을 맡긴 친구, 물살 센 여울에 몸을 담은 친구, 튜브를 타고 물장구치는 친구, 서넛이 물싸움을 하는 친구, 물가에서 손발만 적시는 친구 등등. 어쩌다 다슬기를 보았는지 바위를 헤집으며 다니는 아이도 있고 다른 몇몇은 안팎을 번갈아 오가며 거꿀잽이 등등 여러 몸짓을 하며 다이빙을 해댄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 입술이 퍼렇게 질리기 시작했다. "자 이제 가자" 하는 선생님 말씀은 그래도 아쉽다. "조금만 더 있다 가면 안돼요?" 몇몇 친구는 좀 더 먼 가장자리를 돌면서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끌어보려고 애를 썼다.
김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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